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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6년 09월 09일(金)
진심을 담는 배우 공유, “많이 끙끙거리고 용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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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끙끙거리고 용을 썼다.”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을 선보이는 배우 공유의 소감이다. 여름 시즌 영화 ‘부산행’으로 1000만 고지를 밟은 배우의 엄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진지했다. 송강호라는 거대한 상대 배우, 김지운 감독이라는 명장 조합에 자신의 이름이 더해지니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그리고 그는 애써 괜찮은 척 꾸미는 배우가 아니다. 느꼈던 바를 솔직히, 진솔히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김지운 감독이 “공유가 잘해줬다”고 칭찬한 것에 대해 “현장에서도 그렇게 말해주시지”라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공유는 그의 말처럼 ‘밀정’의 의열단 김우진을 표현하려 끙끙대며 연기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노력은 김우진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송강호라는 산 앞에서 그 역시 작은 산이 아니었다. 두 산이 하나의 산맥으로 어깨동무할 만큼 크게 보였고, 울림도 컸다. 그만큼 그는 성장했다.

◇먼저 ‘부산행’의 1000만 영화 등극을 축하한다. 크게 기뻐할 만도 한데 감정을 다스리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 들뜰 여유가 없었다. ‘부산행’ 이후 곧바로 ‘밀정’의 개봉을 준비했고, 이제는 오랜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도깨비’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눈 앞의 숙제가 많으니 들뜨지 않는 것 같아 오히려 다행이다. 정작 주변에서 더 난리가 나서 아침마다 친구들이 스코어를 체크해서 문자를 보내곤 했다.(웃음)

◇‘밀정’에서는 전혀 다른 여기를 보여줬다. 촬영 현장은 어땠나.

-힘들었다. 정서적으로 ‘역대급이라 할만큼 부담이 컸다. 워낙 좋아했던 선배님과 김지운 감독 사이에서 나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많이 끙끙거리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감독님이 김우진을 입체적으로 그려주셨다. 이정출이라는 입체적 캐릭터에 발맞추려 정말 애쓰고, 용을 썼다.

◇김지운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공유를 극찬하지 않았나.

-(웃으며)현장에서 해주셨으면 더 파이팅있게 힘내서 할 수 있었을 거다. 현장에서는 일절 그런 코멘트를 안하셨다. 절대 흥분하지 않으신다. 내공이 어마어마하다. ‘나쁘지 않아’ ‘거의 다 왔어’ 정도만 이야기하셨다.

◇송강호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처음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는 송강호 선배님이 캐스팅된 줄도 몰랐다.‘이게 왜 나한테 왔지?’하면서도 마냥 기뻤다.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았다. 시나리오도 좋았고 시대극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죽겠더라.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거의 잠을 못 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중국 상해에 가서 거의 초반에 촬영했던 사진관 씬이다. 김우진과 이정출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장소다. 나로서는 반드시 딛고 넘어야 하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다리가 후덜거리더라. ‘도가니’를 찍었던 촬영 감독님이 ‘밀정’도 찍었는데 촬영을 마친 후 “(이)병헌이는 더 했어”라며 위로해주셨다. 김지운 감독님도 이 장면에 힘을 주셨던 것 같다.

◇송강호와 이병헌, 그리고 공유가 한 프레임에 담긴 장면도 흥미로웠다.

-내 입장에서는 즐길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우진이 놀라는 이정출을 보며 놀리는 입장이다. 실제로도 즐거웠고, 두 선배님을 한 앵글 안에서 본다는 게 되게 흥미롭더라. 두 분이 장난으로 애드리브를 주고 받는 모습까지 다 멋있어 보이더라. 두 분의 위트 덕분에 김지운 감독식의 유머가 잘 살았다. 촬영하며 가장 많이 웃었던 장면이다.

◇‘밀정’ 속 의상도 돋보였다. 실제 의열단원들은 그렇게 멋쟁이였던 건가.

-관련된 책을 봤는데 의열단원들이 멋지게 그려졌더라. 김지운 감독님이 비주얼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편이긴 하지만,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실제로 의열단원이 그렇게 입었다. 언제 죽을 지 모른채 살았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엄청 처연하고 슬픈 말이다. 각 배우들의 사이즈에 맞게 제작된 모습인 만큼 한 벌쯤 갖고 싶었는데 안 주더라.(웃음)

◇공유는 안주하는 것을 거부하는 배우인 것 같다.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가 있나.

-전체적인 그림을 짜고 순서를 배치한다는 건 어렵다. 하지만 전형적인 것은 못 견디는 편이다. 남들이 괜찮다고 해도 내가 안 괜찮다.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 것 같다. ‘부산행’도 그런 부분이 있어서 도전해봤다. 만약 흥행이 안되더라도 뭔가 ‘두드리는 맛’이 있는 작품이어야 성취감을 느낀다.

◇추석 때 계획은 어떻게 되나.

-추석 당일만 ‘밀정’의 무대인사에 참여하고 ‘도깨비’ 촬영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 워낙 CG가 많이 쓰이는 드라마라 후반 작업이 오래 걸린다. 미리미리 찍고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

◇추석 때 ‘밀정’을 선택할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소개해달라.

-꼭 봐야 될 영화는 없는 것 같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자 자유다. 하지만 이 영화를 찍고 자부심을 느낀다. 그만큼 당당히 소개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다양한 관객의 취향에 모두 맞출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선악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는 것도 반가웠다. ‘조금은 다른 영화’가 나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배우로서는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고생했네.” 이 한 마디를 들으면 기쁠 것 같다. 연기를 시작하고 가장 바쁜 한 해였다. 잘 하고, 못 하고를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용쓰고 고생했다”는 따뜻한 시선을 받았으면 좋겠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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