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내일쯤 영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눈 감고 입 닫고 대우조선해양을 압박해 지인 업체에 특혜를 주게 한 혐의 등으로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 소환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

대우조선에 부당한 투자압력
동창회사 특혜대출혐의도 받아

姜 “부끄러운 일 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지인 업체들에 100억 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안겨 준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 전 행장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자들에게 “공직에 있는 동안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강 전 행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행장 혐의는 제3자 뇌물수수, 배임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이었던 강 전 행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대우조선해양 관련 수사가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고검 청사 앞에 도착한 강 전 행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평생 조국을 위해서 일을 했다”며 “제가 오해를 받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재임 기간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지인이 운영하는 바이오업체 B사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B사에 지분투자금 10억 원과 연구개발 지원금 44억 원 등 54억 원을 투입했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강 전 행장의 도움을 받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44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B사 김모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강 전 행장은 종친이 운영하는 W건설에도 대우조선해양이 수십억 원대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한성기업에 산은이 특혜성 대출을 한 과정에 강 전 행장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도 집중 추궁했다. 한성기업은 강 전 행장의 고등학교 동창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로 B사에 5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강 전 행장은 또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분쟁에도 개입해 B사의 김 대표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도록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부과로 분쟁 중이던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 로비해 주겠다며 3억2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강 전 행장은 “사실과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고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검찰에 가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