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監, 전경련 감사?… 이승철 7곳 증인 소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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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경제단체와 엇박자
경제계 공동건의문 이름 빠져
“현안에 경제계 목소리 약화 우려”

최근 경제단체들 사이에선 대한상공회의소의 ‘미온적인 행보’가 뒷말을 낳고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해 경제계가 공동입장을 내는 데 대한상의가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혹은 건의문에서 이름을 빼는 경우가 많아서다. 경제단체별로 설립 취지나 회원 구성 등에 따라 다소 입장차가 있을 수 있지만, 경제단체들 가운데 ‘대표’를 자처하는 대한상의가 경제계의 공통의견 전달에 더욱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경제계에 따르면 경제단체들은 지난 12일 ‘국정감사 기업인 증인 채택에 대한 경제계 입장’이라는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 건의문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 5곳의 명의는 모두 들어갔지만 대한상의는 이름이 빠졌다. 이는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경제단체 간 협력이 상당히 공고한 편이었고, 이번 사안 역시 대한상의가 앞장서서 주장할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 관계자는 “당시 의원들을 다수 초청하는 국회 리셉션 행사(19일)를 앞두고 있어서 국정감사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가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의 ‘이상 행보’가 노출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대한상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6월까진 다른 경제단체들과 같은 입장을 보였으나 2015년 5월 공동성명서 발표 때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물론 특정 사안에 대해 경제단체 입장이 갈리는 경우는 있다. 가령 동반성장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골목상권 문제로 유통 대기업과 중소 상인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기중앙회가 규제 완화를 반대하고 대한상의는 중소 상공인 회원들을 감안해 중립 입장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한상의의 최근 행보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중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의 잇단 공동성명 불참은 결과적으로 전체 경제계의 힘을 약화시킨다”면서 “정치권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경제단체들마저 공동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화살은 전경련으로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 인사가 이승철(사진)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기획재정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원회 3곳에서 증인 채택이 확정됐다. 각각 법인세 인상,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농업인 상생기금조성 대·중·소 기업 간 협력 등의 사안이다. 정무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서도 증인 채택이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전경련을 둘러싼 현안이 여럿이기는 하지만 큰 연관성이 없는 사안을 놓고도 이 부회장을 마구잡이식으로 증인 신청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