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빙결함 양산과정 해소 가능… 自主國防 의지 짓눌릴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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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헬기 수리온 성능 논란

KAI “비행안전성과는 무관…
겨울작전 수행능력 문제없다”

국산 기동 헬리콥터 수리온(KUH-1·사진)이 기동능력을 평가하는 결빙시험 일부 항목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성능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측은 26일 “겨울철을 비롯한 전천후 작전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전력화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리온 성능 논란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이철규 새누리당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촉발됐다. 자료에 따르면 수리온은 미국 미시간주에서 이뤄진 기체 결빙 테스트 시험 결과 5도~영하 30도의 저온 다습한 환경에서 얼음이 생기는 착빙(着氷) 문제가 발견됐다.

방위사업청(방사청)도 지난 23일 자료를 내고 “수리온이 지난해 10월~올 3월까지 5도~영하 30도의 저온 다습한 환경에서 운항이 가능한지를 검사하는 ‘체계 결빙 시험’을 받았는데 인증 기준 101개 항목에서 29개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방기술품질원은 일부 항목 부적합 판정을 이유로 KAI에 납품 중지 지시를 내린 상태다. 육군의 노후 헬기인 500MD, UH-1H 대체용으로 개발된 수리온은 2012년부터 실전 배치가 이뤄져 현재 54대가 운용 중이다.

수리온 개발에는 정부 지원금 1조400억 원과 KAI와 협력업체 비용 2600억 원 등 모두 1조3000억 원이 투입됐다. KAI는 전 세계로 수리온 수출도 시도하고 있다.

KAI는 일부 불합격 판정을 받은 시험은 최고난도를 요구하는 ‘중간 결빙’ 시험인 만큼 비행안전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수리온은 결빙 운용능력과 관련해 ‘약간 결빙’ 시험에서는 미국의 세계적 명품헬기인 AH-64 아파치와 동일하게 시험을 통과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2012년 1∼2월 혹독한 겨울 한파로 유명한 강원도 양구에서 이뤄진 혹한기 테스트에서도 전투적합성 판정을 받아 국내 겨울작전 운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12월에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영하 32도 이하의 저온시험도 통과했다.

한 전문가는 “헬기 선진국에서도 개발 후 양산과정에서 체계결빙 기술완성도를 높여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자주국방을 위한 국내 방위산업 육성의지의 싹이 짓눌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