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선거犯 시효 6개월, 延長 길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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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6-09-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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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직선거법 제268조는 해당 선거일 후 6개월이 지나면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0월 13일 밤 12시까지 기소하지 못한 4·13 총선 선거범죄는 모두 시효가 완성돼 더는 죄를 물을 수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공소시효는 범죄의 경중에 따라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5년이 지나야 완성되고, 살인죄나 강간죄는 아예 공소시효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사범에 대해서만 6개월이라는 단기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를 고의로 질질 끌면서 국회의원, 특히 야당 의원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다분히 있었다. 실제로 과거에는 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법, 대통령 선거법, 지방의회의원 선거법 등에서 공소시효를 지금보다 짧은 3개월로 규정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검찰이 국회의원을 길들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야당 의원들도 권력이나 검찰의 눈치를 볼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임기가 제한된 선출직의 경우 수사가 장기화하면 범죄행위를 했음에도 임기를 다 채우는 불합리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게 해야 할 필요는 있다. 이런 이유에서 검찰의 기소를 시간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검찰의 공소 제기에 대한 시간적 압박과 공소시효를 단기간에 완성시켜 주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공소시효란 수사를 신속하게 하라는 명령보다는 더는 죄를 묻지 않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犯)에 관한 재판은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각각 3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단 기소가 되면 최종심까지 1년 이내에 선고할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위해 검찰의 빠른 기소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검찰은 수천 건의 선거사범을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볼멘 목소리다. 그렇다고 기간만 연장해 준다고 검찰 수사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담보될 것 같지는 않다. 수사 인력과 전문적 수사 기법에 대한 양적·질적 보완이 필요하다. 검찰은 지난 4월, 공소시효인 10월 이전에 부장검사가 직접 수사를 담당하고 특수부 인력까지 투입해 속전속결로 당선인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인제 와서 시간 부족을 이유로 부실·지연 수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해선 안 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선거사범을 수사해서 제시간에 기소해야 한다.

물론 불성실한 자세로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국회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단기 공소시효 제도도 차제에 반드시 손봐야 한다. 단기 공소시효 제도를 폐지하고, 검찰의 공소 제기를 시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선거사범은 검찰이 원칙적으로 해당 선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공소 제기를 해야 하지만,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거나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 수사에 불성실하게 협조하거나, 다수의 당사자가 개입돼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에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기회에 이런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돼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선거사범 수사·재판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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