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방지法 깔보는 검사들… 퇴직 뒤 취업심사 무시 기업行

최근 5년간 20명 심사 안거쳐
11명만 과태료, 처벌기준 모호

최근 5년간 퇴직 검사 20명이 현행법을 어기고 대기업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2011∼2016년 6월 퇴직 공직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검사 출신 재취업 신청자 61명 중 20명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무단으로 건너뛰고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법 제17·18조는 검사 등 공무원에 대해 퇴직 후 3년 동안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기관 업무와 연관이 없는 곳’에만 취업을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관예우’ 폐해를 막기 위한 이 같은 법 절차를 무시하고 전체의 30%가 넘는 20명은 ‘불법’ 재취업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검사장(차관급), 부장검사 등 고위·간부급 검사였다.

더 큰 문제는 법 위반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자윤리위의 취업허가 심사를 거치지 않을 경우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돼 있지만, 20명 중 과태료 처분은 11명에게만 내려졌다.

정 의원은 “과태료는 공직자윤리법을 알지 못해 법을 어겼거나, 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에만 면제하게 돼 있다”며 “과태료 처분을 피해간 검사 9명의 면면을 볼 때 정당한 면제 사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현 정부 들어 검사의 외부파견이 증가하고 ‘기관 쏠림’ 현상도 뚜렷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법사위 백혜련(더민주)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법무부와 소관기관이 외부로 파견한 검사는 총 152명이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