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지진에 안전한가… A : 原電처럼 규모6.5 견디게 설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 운영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보관 시설 마련을 위한 관리절차법이 올해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사진은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내부에서 폐기물을 사일로에 저장하기 위해 설치된 대형 크레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경주 지진에 불안감 확산… Q&A로 풀어본 방폐장 안전

사용후핵연료도 폭발하나?
우라늄 농축 1%… 폭발안해

우리나라의 관리기술 수준은?
美 등 선진국 대비 70% 도달
국제협력 통해 기술격차 해소

경북 경주 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철저한 안전관리 속에 시설 가동에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 SNS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유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전과 달리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폐물 처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방폐물처리장에 대해서도 잘못된 지식으로 무조건 반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고준위방폐물 시설 건설을 위한 관리절차법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지만 막연한 공포감으로 이마저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실정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자문을 통해 방사성폐기물과 관련해 일반 국민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은 무엇인지, 방폐장 시설이 왜 필요한지를 ‘질문·응답(Q&A)’으로 정리해 봤다.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방폐물은 어떻게 다른가.

“고준위방폐물(High Level Radioactive Waste)은 열과 방사능 준위가 높은 폐기물을 뜻하며 사용후핵연료는 고준위방폐물의 일종이다. 방사성폐기물은 열과 방사능의 준위에 따라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로 분류된다. 원전에서 쓴 장갑이나 작업복, 일회용 신발, 원자력 관련 연구소에서 나온 시약병이나 주사기 등이 중·저준위 폐기물에 해당한다. 경수로·중수로형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가 고준위폐기물이다.”

―방폐물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준위방폐물은 사용후핵연료가 대부분이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에 따라 각 준위별 방사성폐기물이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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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지진에 안전한가.

“원전과 관계시설은 모두 규모 6.5의 지진에도 안전하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다.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또한 이와 같게 설계돼 있다. 원전 혹은 방폐물 처리장 내부 상부에 설치된 크레인 등 관련 부속 설비도 내진설계가 돼 있어 사일로 내부에 쌓인 방폐물이 지진에도 흔들림이 없도록 돼 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와 같은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나.

“우리나라 원전은 대형지진이나 해일로 중대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동정지설비 시스템이 가동된다. 또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또한 방사능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국제적 안전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IAEA는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폐물 처리 시설은 지하 500m 이하에서 영구 격리해 보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 수준은.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은 크게 저장·운반·처분 기술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은 핀란드·스웨덴·미국 등 선진국 대비 약 70%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주요 연구단체들의 분석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도 활성화돼 있다. 정부 차원에서 원자력 안전관리 기술개발을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동연구 추진 등 국제협력을 통한 기술격차 해소 및 적기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례로 운반·저장 분야에서는 미국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처분 분야에서는 핀란드·스웨덴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저장 기술의 경우 2020년까지 원전 내 건식저장기술을 우선 확보할 계획이다.”

―사용후핵연료도 핵폭탄처럼 폭발하나.

“우라늄을 사용한 원자탄은 농축도가 90% 이상이다. 사용후핵연료의 우라늄 농축도는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폭발하지 않는다. 폭발을 일으키는 중성자를 흡수하는 용기에 안전하게 보관되기 때문에 전혀 폭발의 위험은 없다.”

―경주에 방폐장이 있는데 사용후핵연료 처리장이 또 필요한가.

“경주 방폐장은 중·저준위방폐물만을 처분하도록 허가받은 시설이다. 원전에서 사용된 장갑, 작업복, 폐필터 등 방사능 준위가 낮은 중·저준위방폐물을 처리 관리하는 곳이다. 높은 열과 방사능을 가진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폐물을 위한 별도의 처분장이 필요하다. 국제기준에 따라 지하 500m 이상의 깊이에 해당하는 암반에 매장해야 한다. 미국·프랑스·일본 등의 국가들도 우리나라처럼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고준위방폐물 처리장을 본격적으로 운영 중인 국가는 없다. 핀란드가 건설허가를 지난해 취득해 공사에 들어갔으며 스웨덴 역시 건설허가를 취득한 상태로 202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