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뱅크 주가 급락… “제2 리먼 사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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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로부터 벌금 140억달러
BIS비율도 다른 은행보다 낮아
위기설에 헤지펀드들 자금 회수

전문가들 “결국 獨정부 나설듯”

재정 건전성 우려와 부실 금융상품 판매로 인한 막대한 벌금 부과 위기에 놓인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헤지펀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이치뱅크를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와 비교하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지만, 결국 독일 당국이 구제금융을 투입하며 도이치뱅크 위기를 해소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밀레니엄파트너스 등 헤지펀드들이 도이치뱅크로부터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모기지저당증권(MBS)을 부실판매한 혐의로 140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아 유동성 위기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도이치뱅크는 2018년까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12.5%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10.8%에 불과해 미국의 씨티은행이나 영국의 바클레이스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 최저수준이다. 독일 정부도 현재까지는 위기에 처한 도이치뱅크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도이치뱅크 위기설은 확산되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도이치뱅크 주가는 한때 주당 11달러 후반 대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은 독일 정부의 구제금융을 통해 도이치뱅크 위기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연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FT는 “유럽의 금융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는 독일 정부의 움직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독일 최대의 은행’에 대해 독일 정부가 공헌할 것이란 낙관론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등을 봤을 때 (도이치뱅크가) 당장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현재 상황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140억 달러의 MBS 부실판매 벌금도 향후 하향될 가능성이 농후해 도이치뱅크가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미국 골드만삭스도 MBS 부실판매로 인해 150억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 적 있지만, 지난 1월 51억 달러로 최종 감액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도이치뱅크는 현재 60억 달러 정도의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다”며 “이번 과징금도 140억 달러에서 (절반 이상 수준으로)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희·윤정선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