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드 부지 再결정…이번엔 정부가 安保리더십 보여야

사드 배치 부지 재(再)선정 작업을 벌여온 한·미 군 당국이 30일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포대’ 대신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으로 변경하고 관련 내용을 이날 오후 발표한다. 롯데골프장은 성주포대보다 고도가 높고 주변에 민가가 적어 전자파 유해 논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면적이 넓다는 것이다. 성주포대가 최적합지라고 했던 지난 7월 발표 때는 국유지만 검토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신중하지 못했음을 자인하는 격이다.

사드는 날로 현실화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최소한의 자위적 방어 수단이다. 논란이 됐던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문제도 안전수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번 재선정을 마지막으로 소모적 논쟁과 국론 분열이 종식돼야 한다. 사드 배치 지역 주민들은 과도한 님비(NIMBY) 의식을 버리고 국가 안보(安保)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받아들이기 바란다. 그 대신에 정부는 ‘보상’ 형식은 아니더라도 타 지역에서 기피하는 시설을 수용해준 지역민들을 배려하는 성의 있는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사드 문제를 정쟁(政爭)의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 지난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변화한 안보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북핵은 이제 관념적이 아닌 실존적인 위협이다.

박근혜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안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드 갈등을 증폭시킨 측면이 강하다. 안보 관련 문제는 원칙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지, 일시적 여론의 향방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면 안 된다. 자칫 떼법이 판치고 안보 시설이 기피 시설이 되어 국가 안보를 스스로 허무는 기막힌 일이 생기게 된다. 이번 갈등도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과정을 면밀히 복기해 보고, 문책과 보완을 제대로 함으로써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