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974) 47장 대세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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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김동일과 서동수의 직통전화다. 그래서 김동일이 바로 전화를 받는다. 서동수가 숨을 들이켜고 나서 말했다.

“위원장님, 신의주에서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대뜸 말하니 김동일은 듣기만 했고 서동수가 쏟아붓듯이 말을 이었다.

“방금 소브차크 시베리아 주둔군 사령관한테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도 옆에 계십니다.”

“…….”

“중국군 3개 군단이 단둥과 조·중 국경지대에 집결해 있고 신의주에는 중국 공작대 1000여 명이 파견돼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미·일의 협조하에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서동수는 머리끝이 서는 느낌을 받는다. 이곳은 시베리아지만 위쪽에 도청용 위성이 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통화는 도청을 예상한 것이다. 그때 김동일이 물었다.

“지금 푸틴과 소브차크하고 같이 계신다는 말입니까?”

“예, 방금 듣고 같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전화를 하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통화는 간단하게 끝났다. 핸드폰을 귀에서 뗀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으며 푸틴을 보았다.

“각하, 연락했습니다.”

“오늘 밤 안으로 북한군이 신의주에 진입하면 될 거요.”

푸틴이 소파에 등을 붙이면서 말했다.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지.”

“감사합니다, 대통령 각하.”

그때 푸틴이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으므로 서동수가 벨을 눌렀다. 그러자 5초도 안 돼서 강 사장이 나타났다.

“자, 아가씨들을.”

“예, 장관님.”

기운차게 대답한 강 사장이 돌아설 것도 없이 손을 들어 보이자 곧 뒤쪽에서 마담이 아가씨 셋을 데리고 다가왔다.

“오오.”

머리를 든 푸틴이 숨을 들이켜면서 감탄했다. 보라, 자주색 실크 드레스를 입은 세 아가씨는 천상의 선녀 같다. 앞에서 시녀 격인 마담의 인도로 드레스를 출렁거리며 다가오고 있다. 둘은 금발, 하나는 흑발인데 모두 백인, 피부가 눈처럼 흰 데다 유리처럼 매끈한 시베리아 미녀, 유라시아 클럽이 비장해 둔 최고급 파트너, 푸틴과 소브차크는 숨을 쉬는 것 같지도 않다. 셋이 나란히 서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푸틴이 셋 중 가운데 선 금발을 손으로 가리켰다.

“너, 이리 오너라.”

“감사합니다, 각하.”

“내가 고맙지.”

아가씨의 낭랑한 목소리에 들뜬 푸틴의 응답이 어울렸다.

“자, 대장도.”

서동수가 말하자 소브차크는 말없이 흑발 미녀를 가리켰다. 눈동자의 초점이 흐려졌고 입은 반쯤 벌어져 있다. 자연히 남은 금발 미녀가 서동수의 옆자리에 앉았을 때 한국인 마담이 물었다.

“여흥을 시작할까요?”

“응, 그래. 그리고 마담이 잠깐 여기 앉아서 분위기를 맞춰.”

“예, 장관님.”

자리에서 일어선 서동수가 푸틴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파티장을 나왔다. 그러고는 복도에 서서 다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김동일에게 확인하려는 것이다. 오늘 밤 안으로 북한군이 신의주에 진입해야 된다고 했다. 그 말이 과장됐더라도 매사는 불여튼튼이다. 한민족의 대통합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