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기록보존소 개소… 적극적 인권 행보 ‘스타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청년 무도회 북한의 청년들이 8일 김정일의 조선노동당 총비서 추대 19주년을 기념해 단체로 춤을 추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전국 각지에서 추대 19주년 기념 청년 무도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에 큰 정치적 부담 안기고
통일뒤 인권유린 처벌 근거

지난달 4일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10일 문을 열었다. 북한인권법 제정 당시 설치 여부 및 설치 방식을 놓고 막판까지 쟁점이 되기도 했던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법무부 안팎에서는 북한 인권의 실태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 자체가 북한에 큰 정치적 부담이 될 뿐 아니라 통일 이후 인권유린에 대한 처벌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서독은 분단 당시 중앙범죄기록소를 설립해 동독 정부의 불법 행위를 낱낱이 기록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동독은 28년 동안 갖가지 방식으로 기록소를 폐쇄하라고 요구했으나 서독 정부는 끝까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실제 중앙범죄기록소의 기록 보존에 부담을 느낀 동독의 엘리트층이 지배 계층에서 분리되는 등 통일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북한 내 인권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통일 전후 과정에 이들에 대한 구제와 보상 자료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기록보존소의 자료는 정부나 국내외 북한인권개선운동단체, 국제기구 등의 북한 인권 연구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 유호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형석 통일부 차관, 이정훈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등이 참석했다.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역시 북한인권법에 따라 새로 생긴 직책이다. 북한인권법에 따라 법무부 소속 기관으로 설치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통일부의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수집·기록한 북한 주민의 인권 실태 조사, 연구 자료, 국군 포로 및 납북자·이산가족 관련 자료 등을 3개월마다 이관받아 보존·관리한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북한인권법 제정 당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통일부 소속 기관으로 두는 것을 주장했지만 결국 새누리당 요구대로 법무부 소속으로 정리됐다.

김 장관은 “법무부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열어 북한인권 기록의 체계적 보존·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