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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CT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11일(火)
개인 정보 털어가는 美 기업… ‘프라이버시 실드’ 도입 시급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야후, 모든 가입자 이메일 감시
구글, 지도 빌미 정보 무단수집
페북도 개인정보 광고에 이용

EU는 美와 ‘프라이버시 실드’
정보 침해땐 美기업 대응 의무
해결안되면 美당국과 공동조사


미국 포털업체 야후가 지난해 미국 정보 당국 요청을 받아들여 국내를 포함, 가입자 수억 명의 이메일을 실시간 감시해 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다국적기업의 불법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한국은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체결한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프라이버시 실드는 미국 기업이 유럽 시민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가져가는 것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한 협정이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야후는 미국 정보 당국의 요청을 받아 가입자들이 수신하는 모든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정보기관은 이메일이나 첨부 파일에 포함된 특정 문구를 찾아달라고 야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 당국은 2008년 개정된 국외정보감시법을 근거로 야후 회원 전체 이메일의 실시간 감청을 요구했으며 야후는 이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의 우리 국민에 대한 불법 개인정보 수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구글은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거리 곳곳을 촬영하면서 지도 정보 외 인근 무선네트워크에서 불특정 다수의 이메일 정보 등을 불법으로 수집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국내 경찰은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으나 데이터가 이미 구글 본사로 넘어가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구글 본사 직원 소환 요청에도 본사가 응하지 않아 조사는 중단됐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이 사실상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 등 해외사업자들의 개인정보 오·남용 문제가 커지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 제공사업자는 신고 등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가 미국의 다국적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나 법 위반 관련 자료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나 구글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프라이버시 실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U는 ‘세이프 하버(2000년 미국 기업들이 EU의 주권 지역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미국으로 이전해 보관할 수 있도록 맺은 협정)’ 무효화 판결에 이어 지난 9월 자국민의 데이터를 지켜내기 위해 미국과 프라이버시 실드 조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협정에 따라 유럽 시민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미국 기업은 45일 이내에 대응해야 하며 미해결 이의 제기 건에 대해서는 EU 회원국의 정보보호 당국이 미국 상무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함께 조사할 권한을 가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수년에 걸친 미국과의 협의 끝에 EU가 미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유럽 시민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권리를 얻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의 국내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도 데이터의 반출 규정 역시 사후관리 규정이 전무한데, 지도 데이터 반출 이후에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더 높아지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서버의 물리적 위치로 인해 국내법으로 이를 통제하거나 요구사항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열리고 있는 국감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태(새누리당) 의원은 ‘한국판 프라이버시 실드’ 도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만약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국내에서 활발히 영업하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또다시 개인정보 불법수집 및 유출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방통위 및 우리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도 프라이버시 실드 등을 참조해 대한민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방통위를 비롯한 정부기관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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