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24시, 현장을 가다>“성숙한 시장경제 체제로 가려면 ‘경쟁과 협력의 균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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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대기업의 경쟁력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에서 나옵니다. 단기적 성과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성장을 위해 동반성장이 필요합니다.”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곽수근(사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곽 교수는 그동안의 동반성장 정책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문제를 논의하는 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문제를 생태계 차원에서 보게 됐고 주요 의사결정 시 중소기업이나 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게 된 것은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과 협력은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며 “경쟁과 협력은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고 동반성장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국 사회가 성숙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대기업의 단기지향적 성과주의 문화에서 시작됐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생태계의 몰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경쟁하기 쉬운 중소기업의 영역에 침범하고 공급사슬 속에 있는 중소기업의 이익을 줄여서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것은 마치 연구·개발비를 줄여 단기 이익을 올리고자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관점의 틀을 넓혀서 눈앞의 이익이 장기적으로 반드시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반성장의 모든 책임을 대기업에 돌려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현재 동반성장 정책의 틀은 대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기존 중소 협력업체들을 위한 것인데, 세상이 급속하게 바뀌어도 이러한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 닫힌 생태계에서 경쟁력 있는 새로운 기업들이 참여하고 경쟁력 없는 기업들은 도태되는 다이내믹한 미래지향적 열린 생태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