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권리, 지켜주세요>놀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은 양보· 배려심 키우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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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35분, 점심시간 종이 치면 우리 반 교실은 텅 빈다. 점심시간을 마치는 수업 종이 치기 20분 전, 예비 종도 치지 않았는데 모두가 교실로 모인다. 우리는 반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책상을 앞으로 밀고 모여 앉아서 재미를 찾기 시작한다.

비 오는 날에는 한 명씩 돌아가면서 무서운 얘기도 하고, 덥지 않은 날에는 함께 나가 피구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도 한다. 또 친구들의 오카리나 소리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한 명이 부르기 시작한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이어 부르기도 하며 노래에 맞춰 함께 박수를 치고 논다. 함께 모여 여러 가지 놀이를 하다 보면 친구들의 웃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 단합도 잘되고 함께하는 즐거움도 얻게 된다. 놀이는 서로를 잘 알게 해주고 모두가 잘 어울릴 수 있어 수업시간에도 참여도가 높아지고 모둠활동도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 따르면 아동은 충분히 쉬고 여가를 즐기며 자신의 나이에 적합한 문화·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 우리에게 이처럼 여가와 함께 놀 수 있는 권리도 있지만, 여가를 즐기고 놀아야 할 의무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루에 놀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우리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은 짧은 자투리 시간뿐이다. 그 시간 동안 몇 문제를 더 풀 수도 있고 몇 단어를 더 외울 수도 있지만, 그 짧은 시간이라도 의무적으로 놀아야 한다.

친구들과 놀다 보면 나와 의견이 다른 친구도 있고 게임에 져서 속상할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모두가 함께 어울려 가는 법을 배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찾아가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웃음이 이어지는 즐거운 학교생활이 펼쳐진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노는 것은 더 밝고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자 여유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늘 한정적이다. 주어진 짧은 시간을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며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내기를 희망한다.

유혜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