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글 이야기>떠벌이? 떠버리! 빈털털이? 빈털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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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벌이’ 사업가의 조크인 줄 알았는데 1년 만에 그 조크가 현실이 됐다.

재벌 총수 사위에서 40년 만에 ‘빈털털이’가 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첫째 인용문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얘기인데요. 1년 전만 해도 그가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는 최근 여성을 비하하는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후보 사퇴 압력을 받고 있지요. 그러나 인용문의 ‘떠벌이’는 자주 수다스럽게 떠드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 ‘떠버리’로 고쳐야 합니다.

둘째 인용문의 ‘빈털털이’ 또한 재산을 다 없애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가난뱅이가 된 사람을 뜻하는 ‘빈털터리’로 고쳐야 합니다. ‘빈털터리’는 실속 없이 떠벌리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요.

젖먹이, 순둥이, 헛똑똑이처럼 어떠한 사람을 일컬을 때 몇몇 명사와 동사 어간의 결합형 뒤에 붙어 ‘사람’의 뜻을 더하고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인 ‘∼이’를 붙여서 많이 쓰는데요. 이런 단어들 때문에 떠벌이, 빈털털이를 표준어로 잘못 알기 쉽습니다.

과거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 때문에 사퇴 압력을 받는 대선 후보와 잘나가던 재벌가 사위에서 법적으로 빈털터리가 된 사람. 그들 또한 1년 전만 해도 자신들의 현재가 어떨지 알지 못했을 텐데요. 현재는 과거의 축적이고, 미래는 현재의 축적이라고 한다면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지난날 삶의 태도를 유추할 수 있지요. 지금 우리가 사는 오늘 하루는 미래를 그려나가는 한 번의 붓질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순 없겠지요. 잘못된 붓질 한두 번쯤이야 감쪽같이 수정할 수 있겠지만 그게 10번, 100번이 되면 수정하는 게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잘 그려지고 있는지요?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