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친정을 울려줘… 레버쿠젠과 챔스리그 3차전

토트넘, 내일 獨 레버쿠젠과 챔스리그 E조 3차전

이제 토트넘 홋스퍼의 간판은 손흥민(24)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토트넘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앞두고 18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손흥민을 데리고 참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은 19일 오전 3시 45분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과 3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전 소속팀. 손흥민은 2013년부터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으로 이적하기 전인 지난해 8월까지 62게임에 출장해 21골과 7도움을 남겼다. 친정과의 격돌이며, 손흥민이 최근 빼어난 경기력을 과시했기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선수단 대표로 인정하고 공식 기자회견에 대동했다.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이였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38경기를 치렀고, 손흥민은 28게임에 출장해 4골과 1도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올 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의 이적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된 뒤 손흥민은 숨겨뒀던 재능을 마음껏 발휘, 리그 5경기에서 4득점과 2도움을 유지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선 2경기에 출장해 1득점을 올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얼굴을 볼 때마다 미소를 짓는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길 기다려왔다”며 “손흥민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칭찬했다. 적장인 로저 슈미트(49) 레버쿠젠 감독도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은 레버쿠젠과 토트넘이 추구하는 압박 축구에 딱 어울린다. 손흥민은 특히 체력이 강하고 영리하며 상대 패스를 예측하고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영국으로 건너간 첫 해는 힘들었다”며 “독일에서 머물다 영국으로 건너갔는데, 영국은 독일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하지만 올 시즌엔 나아졌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더 잘하기를 원했고, 간절함이 나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성적은 1승 1패다.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CSKA 모스크바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토트넘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16강전에 진출하기 위해선 레버쿠젠과의 3차전 승리가 필요하며, 최근 물이 잔뜩 오른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물론 골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손흥민은 그러나 “레버쿠젠은 2년간 몸담았던 팀이기에 특별하고 이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며 “득점을 하더라도 (친정인 레버쿠젠 선수단과 팬들을 배려해)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손흥민은 16세 때 독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손흥민은 “유럽의 프로선수가 꿈이었기에 독일에 왔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고 친구도 없어 매우 힘들었다”며 “많이 외로웠고, 많은 사람이 나를 도우려 할 때마다 초라함을 느껴 가끔 한국을 그리워했다”고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독일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으로 돌아와 흥분된다”며 “레버쿠젠의 팬과 선수, 코치들을 마주 대할 수 있기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