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권리, 지켜주세요>아동 노동자 1억6800만명 배움 도와주는 세상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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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공부시간 끝에 잠깐의 휴식과 재미를 위해 친구를 불렀다. 그런데 친구가 가고 나면 항상 들어야 하는 질문은 “걔, 공부 잘하니”이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와 놀면 어느새 내 스케줄이 그 친구와 일치하기 마련이고, 나보다 공부를 못하는 친구와 놀면 항상 부모님 눈치를 봐야 한다. 이렇듯 요즘 아이들의 평가기준은 공부가 됐다. 공부에는 재능이 없지만 다른 것에 뛰어난 능력이 있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는 종종 무시되거나 묻히곤 한다.

공부를 잘해야 인정받는 세상에 불평불만을 갖고 있던 차에, 전 세계 1억6800만 명의 아이들이 공부가 아니라 노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가장 즐겁게 자기의 특기와 재능을 발견해 나가야 할 유년기에 단순 노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 몸을 일으킬 수조차 없는 좁은 곳에서 기계처럼 몸을 움직여 12시간 넘게 일해도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한다. 부모 보살핌으로 과일을 먹으며 공부하는 아이들도 불만을 느끼는데,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어린이들에게 노동을 시키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좋지 않다. 그 어린이들이 자라서 미래에 별다른 할 일이 없는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과는 반대로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할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노동을 시키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다행히 아동 노동을 막으려는 운동은 이곳저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화장품을 만드는 데 수많은 어린이 노동자가 동원된다는 이유로 화장품 사용을 줄이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 사회의 어른들이 그리고 정부가 어린이 노동자들에게 배움, 즐거움, 그리고 자유를 주기 위해 조금만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어린이 노동자 한 명 한 명이 노동 대신 자신의 재능과 흥미를 찾아 인재가 되었을 때, 세상은 얼마나 풍요로워지겠는가 생각한다. 이제 친구가 가고 나면 이런 질문을 들었으면 한다. “걔, 뭐 잘하니?”

김민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