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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21일(金)
주먹구구식 ‘中 원조외교’ … 베네수엘라에 650억달러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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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4년 7월 20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방문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여한 ‘해방자’ 훈장을 받고 박수치고 있다. 이 훈장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외국 지도자에게 주는 최고등급의 훈장으로, 당시 시 주석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자료사진
中 ‘원조 시스템’의 그림자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은 세계 각지에서 우군을 만들기 위해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돈보따리’ 선물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던 인접국 캄보디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인프라 건설 지원 등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강화와 투자 상대국의 경제 발전이란 ‘윈-윈’(Win-Win) 효과를 기대하며 이 같은 투자를 벌이고 있지만, 중국의 개도국 투자 방식의 특성상 중국과 투자 상대국 모두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교적 밀월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지만, 최근 경제 파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남미의 베네수엘라를 그런 예로 볼 수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중국 정부 주도 개발투자의 최대 상대국이었으며 정유시설이나 금광 개발, 철도 건설 등의 프로젝트에 지난 2007년 이후 약 650억 달러(약 73조 원)의 중국 투자금을 차입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글로벌 저유가로 인해 국가 재정이 파탄난 베네수엘라는 지난 5월 상환 시기가 다가온 약 200억∼240억 달러의 차입금에 대해 원금 변제를 뒤로 미루고, 이자만 지급하기로 했다. 결국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파탄은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게 된 셈이다.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는 물가상승률이 약 800%에 달하는 가운데, 만성적인 달러 부족으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원유생산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계약을 제대로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에 지급하기로 한 이자를 원유로 변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 위기에 중국 정부는 더욱 동요하고 있다. 게다가 부분적으로나마 건설되고 있던 고속철도를 포함해 중국의 투자금으로 이뤄지던 인프라 프로젝트도 중단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측은 지난 4∼6월에 걸쳐 베네수엘라에 특사를 파견해 비상대책회의를 가진 끝에 인프라 프로젝트 중단결정을 내렸으며 현지에 파견됐던 중국인 노무자들도 인근 콜롬비아와 파나마 등지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 정부의 투자 실패에는 중국식 개발원조 모델에 결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기관은 엄격한 융자조건 설정이나 세계은행(WB) 같은 미국 등 서방세계가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관의 특징인 ‘거버넌스(통치)’의 중시를 외면해 왔다. 투자 상대국의 신용 이력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와 인프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더 주목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중국의 투자가 실패할 것이란 점을 사전에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중국 지도부는 10년 전 우고 차베스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외교상 밀월 관계였던 시기에도 베네수엘라의 경제정책이 비정상적이란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당시까지만 해도 30년간 해외로부터 투자금을 차입했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나 상환 연기를 4차례나 반복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런 점조차 고려하지 않고 막대한 투자금을 베네수엘라에 쏟아부었다. FT는 “그러나 중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제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 대한 융자에 이전보다 냉철한 자세로 임하게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해외 개발 투자 규모는 막대하기 때문에 개도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자금 공급원으로, 투자 잔액은 서방이 지원하는 세계은행 등 6개 국제금융기관의 총투자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개발 투자 실패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선 서방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FT는 “중국의 개발 투자가 충동적이고 거만했다는 점과 마찬가지로 서방의 국제금융기관은 행동이 느리고 상대국을 내려다보면서 꼬치꼬치 간섭하는 측면이 있다”며 “세계는 중국의 자금과 거대한 인프라 건설회사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과 서방세계의 개발 투자가 전진하기 위해선 중국과 서방의 국제개발기구가 상호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식 투자모델의 목적의식과 진행 속도에, 투자 상대국의 거버넌스와 투명성을 따지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면밀함을 결합하면 개도국 등에 대한 개발 투자의 성과가 최대로 향상될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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