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글 이야기>불리워지는·불리우는 → 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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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패스와 함께 영감님이라 ‘불리워진’ 이들의 추락에 시민들은 분노를….

복지국가 대명사로 ‘불리우는’ 북유럽 대표국가 노르웨이에 젊은 금수저가….

급수가 높은 공무원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영감(令監)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들을 높여 부른 이유는 그들이 하는 일이 무엇보다 엄중한 일이기 때문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이 단어를 거의 쓰지 않게 됐습니다. 그들을 높여 부를 만한 이유를 찾기가 힘들 만큼 그들의 추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용문의 ‘불리워진’과 ‘불리우는’은 ‘부르다’의 피동사인 ‘불리다’를 활용한 ‘불리는’으로 써야 합니다. ‘불리워지다’ ‘불리우다’는 이중 피동형태가 되므로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는 배우, 이름이 불린 여학생 등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둘째 인용문은 노르웨이에 젊은 금수저가 많다는 기사의 일부인데요. 2014년부터 상속세가 폐지되면서 부모에게서 수조 원 이상을 물려받은 20대 부호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스웨덴 또한 마찬가지로 북유럽 국가들은 상속세가 없는 대신에 엄청나게 높은 소득세로 거둬들인 돈이 일반 국민의 복지에 투입되지요. 그러다 보니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보통 사람이 많고 계층 이동에 대한 욕구 또한 상대적으로 낮다고 합니다. 부자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거지요.

부자들은 그들에게 맞는 형태로 부를 이어받아 창출하고 보통 사람들은 그들에게 맞는 형태로 복지를 누리면서 부자들은 높은 소득세에, 보통 사람들은 제로 상속세에 불만이 없는 거지요. 이런 사회에서는 ‘금수저’로 불리든 ‘흙수저’로 불리든 서로에 대한 반감이 없을 테고 애초에 계층을 나누는 자조적인 말은 생겨나지도 않았겠지요.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