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출동했는데… 公傷 휴직땐 월급 111만원 줄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총격범 성병대 영장심사 사제총기로 경찰관을 살해한 성병대가 21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북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 오늘 ‘경찰의 날’… 땅에 떨어진 士氣

공상 위험 일반공무원의 6.1배
생계곤란 탓 치료 덜받고 복직
장애입어도 퇴직해야 연금보상
소방관과 달리 특별위로금 없어

“정당한 대우해야 국민도 존중”
국회 ‘경찰복지법’개정 검토중

지난 19일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으로 김창호(54) 경감이 안타깝게 희생된 가운데, 경찰관은 사건 현장에서 목숨을 건지더라도 부상을 당하면 앞날이 막막하다. 경찰공무원은 직무 특성상 순직이 일반공무원의 2.2배, 공상(공무 중 부상)은 6.1배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다친 경찰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조차 공권력의 최일선에 서 있는 경찰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위험직무 공상’ 개념을 도입해 다친 경찰관들이 돈 걱정 없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신속한 치료와 업무복귀를 위해 치료 기간 중 ‘공상위로금’ 등을 지원토록 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경찰복지법)’ 개정 작업이다.

김모(48) 경위는 지난 1월 15일 전남 강진군에서 2명을 살해한 피의자를 검거하던 중, 피의자가 휘두른 낫에 맞아 오른쪽 손목 골절 및 근육·신경 손상 등의 중상을 입었다. 김 경위는 ‘공무상 병가 요양’을 신청해 6월 말까지 휴직했다가 복직했다. 김 경위는 입원 기간 각종 수당을 받지 못해, 다치기 전과 비교해 월수입이 111만6890원이나 줄어들면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일 “공상의 경우 최대 3년까지 휴직할 수 있지만, 수당이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복직하는 경찰관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공무 중 다친 공무원에 대해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치료비는 지원되지만 신체에 장애가 생겼을 경우, 해당 경찰관이 다치기 전과 똑같은 강도로 직무를 수행하기는 힘들다. 당연히 각종 업무 수당을 챙기기도 어려워지므로, 별도의 위로금 등이 지급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는 경찰관이 공상으로 장애를 입더라도 퇴직 후 지급되는 ‘장해연금’만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경찰복지법과 달리 소방공무원법에는 소방관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치료 등의 요양을 하는 경우 특별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형평성 논란까지 일어 왔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안전행정위원회 유민봉(새누리당) 의원 주도로 경찰복지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개정안은 위험직무 공상 경찰관에게 급여보전을 위한 특별위로금(공상위로금)을 지급할 근거를 마련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유 의원은 “국가부터 공권력의 최일선 집행기구를 정당하게 대우해야 시민들도 공권력을 존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