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 확산>朴·靑 상징하는 ‘미르·블루’ 사용해 작명

기업에 후원금 따낼 목적 분석
정유연, 신분 감추려 유라 개명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된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미르’와 ‘더블루K’ 등 국민에겐 낯선 작명과 최순실(60) 씨와 그의 딸 정유라(20) 씨의 개명 등 이름에 관한 세간의 의혹도 커지고 있다. 미르는 용(龍)의 순우리말로 동양권에선 ‘왕’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용띠인 이유로 재단 이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측은 미르재단의 설립 목적을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 및 한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골라 재단명에 넣은 것은 대통령을 배경에 둔 단체로 보이게 해 대기업의 후원금을 따낼 목적이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 씨가 만든 더블루K의 경우에도 한국을 뜻하는 이니셜 ‘K’ 앞에 청와대를 뜻하는 ‘블루하우스(blue house)’의 ‘블루’를 넣어 모금활동에 나서려 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 씨와 그의 딸 정 씨가 개명을 한 배경도 관심거리다. 최 씨는 지난 2014년 2월 최서원으로 개명했는데 이때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윤회 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된 보고 문제로 사표를 낸 직후였다. 같은 해 12월 정 씨와 관련된 의혹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는데 세간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그가 개명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 씨의 개명 전 이름은 정유연으로, 2015년 6월 이름을 바꿨다. 당시는 그가 대학 1학년 때로 교수들에게 특별대우를 받아 동료들에게 신분이 노출되던 시기였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