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와 달랐던 브렉시트처럼… 트럼프 가능성 있다”

- 가디언 분석

“수줍은 공화당원 몰리면
예상외 결과 나올 수 있어”

트럼프 “나의 승리 가능성
브렉시트 5배” 주장하기도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올해 미국 대선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영국 언론들이 숨은 표심과 부정확한 여론조사 탓에 트럼프의 생각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해 주목된다.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의 ‘미국발 브렉시트’ 주장에 주목하며 22일 그의 당선 가능성을 분석했다. 신문은 11월 8일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트럼프가 “브렉시트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나의 승리 가능성은) 브렉시트의 다섯 배”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어떤 면에서 트럼프의 연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브렉시트 직전 여론조사를 예로 들었다. 국민투표 일주일 전 EU 탈퇴에 반대하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이 피살당하며 여론조사에서 EU 잔류가 48%로 탈퇴에 2%포인트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51.9%가 EU 탈퇴를 48.1%가 잔류를 선택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신문은 브렉시트에 찬성했던 숨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가 결과를 뒤집었다며 미국에서도 여론조사에 소극적인 ‘수줍은 공화당원들(Shy Republicans)’이 투표일에 트럼프를 선택할 경우 결과는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의 부정확성도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주요 변수라는 지적이 많다. 가디언은 현재 미국 여론조사의 평균 오차범위가 ±4%포인트에 이르는데 두 후보의 평균 지지율이 클린턴 48%, 트럼프 42%라며 클린턴은 44%까지, 트럼프는 46%까지 지지율이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 총선, 영국 총선,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가는 등 최근 그 정확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다만 선거인단 승자 독식 형태로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클린턴에게 유리한 변수라고 평가했다.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선거 불복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트럼프 측은 클린턴에게 추가 TV 토론을 요구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선대본부장은 TV 토론은 미국인이 나란히 서 있는 대선후보들을 볼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이자 가장 순수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며 “더 많은 토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콘웨이 본부장은 현재 대선에서 트럼프가 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한편 언론의 외면을 받아왔던 트럼프는 22일 첫 메이저 언론사의 공식 지지를 받으며 숨통이 트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기반으로 둔 일간지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은 22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1909년에 창간한 이 신문은 네바다주에서 최대 부수를 발행해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