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ICT·미디어간 빅뱅… 국내 ‘통합방송법’ 촉매될까

AT&T - 타임워너 합병 ‘촉각’
IPTV업계, 국회 조기통과 기대

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종합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를 인수한다고 밝히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빅뱅’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통합방송법’ 통과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통합방송법을 통해 인터넷TV(IPTV) 업체의 케이블TV 업체 인수·합병(M&A)에 대한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2위 이통사 AT&T는 타임워너 주식을 주당 107.57달러, 총 854억 달러(약 97조 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타임워너는 유료 케이블방송 HBO, 뉴스채널 CNN,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 미디어 기업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AT&T는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와 HBO TV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과 같은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AT&T가 타임워너의 콘텐츠를 자사 가입자에게 독점 제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올해 6월 국내 이통사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체 CJ헬로비전을 인수, 계열 IPTV 업체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IPTV 업체의 케이블TV M&A에 대한 근거 조항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통합방송법의 조기 통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9월 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통합방송법 통과 후 케이블TV 업체의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행 방송법은 지상파,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이 서로의 지분을 33% 초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IPTV 법에서는 소유·겸영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다. 통합방송법은 ‘동일시장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두 법안을 통합한다는 취지인데, 업계에서는 통합방송법에 ‘지분율 규제 완화’와 같은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지지부진한 IPTV 업체의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