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줄어도 쌀값 ‘뚝뚝’… 직불금 ‘역대 최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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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한도 1조4900억까지
전액 투입 상황 발생할수도

쌀 생산 중단때 보조금 지급
‘생산조정제’ 도입 불가피

자연재해 등에 따른 생산감소 전망에도 불구, 쌀값 하락세가 이어져 올해 쌀값 보조금이 역대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쌀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고려하고 있으나 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대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매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에 따르면 올해 수확한 쌀에 대한 직불금 예산은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올해 산지 쌀값은 80㎏당 13만180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만6880원보다 15.98%가량 하락했다. 쌀값 하락으로 인해 농가에 보조금으로 지급해야 할 변동직불금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17 예산 편성에서 변동직불금을 9777억 원(80㎏당 14만3789원)으로 배정했다. 하지만 쌀값이 계속 하락 중이어서 자칫 법정 한도인 1조4900억 원(80kg당 13만411원 기준)을 모두 투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 쌀값 하락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6일 올해 수확기 쌀 수급대책을 미리 내놓으며 쌀값 안정화에 매달렸으나 시장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쌀 품질과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수발아(穗發芽·벼 눈에 싹이 나는 현상)와 남부 지방의 태풍 ‘차바 ’피해, 9∼10월 잦은 강우 등은 가격 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수발아 피해는 전국 1만9000㏊에 달하는데, 전국 벼 베기가 전체 쌀 재배면적의 39%(10월 19일 기준) 정도 이뤄진 상황이어서 수발아 피해 면적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가격 상승 요인이 눈앞에 나타나고 있으나, 가격이 전혀 반등하지 않아 정부는 쌀 유통 과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조사에 착수했다.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쌀 예산과 관련해 변동직불금 증액이 최대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 전체 예산에서 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5.7%, 2015년 37.8%, 2016년 40.7%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국민들의 쌀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매년 직불금 지급과 재고관리비로 예산이 투입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권이 농민 표를 의식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직불금 자체를 줄이기도 어렵다면 쌀농사를 중단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생산조정제’와 같은 직접적인 쌀생산 축소 정책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시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올해 예산분석보고서에서 “농업예산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쌀 수급균형이 중요하다”며 “대대적인 쌀 소비 확대 방안 마련과 생산조정제 같은 전작지원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