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범 “선행은 그 자체로 의미… 실천할수록 중독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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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김대범 ‘착한공약’ 화제

한강청소 등 자신의 SNS 올려
일각 “보여주기·가식선행” 비판
金 “쉽게 좋은 일하자는 취지”

요즘 ‘혼밥(혼자 먹는 밥)’을 하는 이들이 많다. 혼자 밥 먹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할까? 개그 코너 ‘마빡이’에서 ‘대빡이’ 역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대범은 23일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으로 답을 한다. 이 영상에서 그는 “피자를 산다. 치킨도 잔뜩 산다. 그리고 동네아동센터로 간다”며 실제로 아동센터를 찾아가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가 ‘티나는’ 선행을 시작한 건 지난 5월. ‘‘좋아요’(SNS의 추천 버튼) 1만 개를 얻으면 한강 쓰레기를 1만 초(약 2시간 47분)동안 청소하겠다’고 선언한 후 그 약속을 지켰다. 청소를 하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해 SNS에 함께 게재했다.

반응은 엇갈렸다. 그의 선행을 칭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가식적이다” “착한 척마라” 등 원색적인 비난도 난무했다. 김대범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식적인 것도 맞고, 착한 척하는 것도 맞다”며 “하지만 선행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의도를 갖고 시작했어도 선행을 하면서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며 중독이 되고, 주변에 전염이 되더라”고 말했다.

김대범의 선행은 계속됐다. 자비를 들여 태풍 피해를 입은 주역 주민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고, 치킨 200마리를 튀겨 국군 장병을 찾아갔다. 아이언맨 복장으로 초등학생 등하굣길 교통안전 도우미로 나서고, 저승사자 복장으로 밤거리를 돌며 “음주운전을 하지 말자”고 오싹한 캠페인도 펼친다. 독도의날에는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일본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사진) 물론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SNS를 통해 공개됐다. 그가 지속적인 선행을 하자, 처음에는 ‘가식 선행’, ‘보여주기 선행’이라 꼬집던 이들이 ‘착한 공약’이라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김대범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 성사되길 기원하며 위험하거나, 거창한 공약을 거는 이들이 많다”며 “그보다는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걸고, 주위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선행을 펼쳐보자는 것이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사회의 온정이 메마른 시기에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선행을 알도록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자’는 것이 김대범의 뜻이다. 그 결과 선행을 행한 지 반 년 만에 그가 만든 각종 동영상의 조회 수는 수백만 뷰에 이르고 “동참하겠다”는 이들도 늘었다.

“개그맨다운, 개그맨스러운 선행”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는 김대범. 정작 그는 요즘 TV에 얼굴을 비치지 않는다. 서울 홍대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소극장 공연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쌓아가고 있다. 그는 “2014년 스스로 ‘공개 코미디 은퇴식’을 치렀다. 내 배터리가 다 돼서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대신 입으로 , 이야기로 대중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개그맨으로 거듭나기 위해 토크쇼 출연을 목표로 역량을 쌓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