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차은택, 15억 빌려 박지만 빌라 산뒤 청와대 입성

2013년까진 주식실패 등 어려움

미르재단의 ‘총 기획’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47) 광고 감독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57) EG 회장과 부인 서향희(40) 변호사가 거주 중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빌라에 거주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미르재단은 대기업들로부터 486억 원의 기부금을 강제로 모금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박 회장 부부의 청담동 A 빌라 거주 사실은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의 재산공개를 통해 알려졌다. 차 씨는 이듬해인 2013년 은행 대출 한도인 집값의 80%가량을 대출받아 이 집을 샀다. 이후 그는 정부 주요 직책을 맡는 등 인생 ‘대반전’을 이루게 된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에 따르면, 차 씨는 2013년 7월 9일 경매를 통해 이 빌라 701호를 샀다. 이 빌라에는 22채의 집이 있는데, 7층에는 차 씨가 살고 11층에는 박지만 회장 부부가 거주 중이다. 이 빌라는 논현동 미르재단과 1.87㎞ 떨어져 있고, 최순실(60) 씨의 신사동 빌딩과는 1.88㎞ 떨어져 있다. 두 곳 다 차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차 씨는 17억5000만 원에 이 집을 낙찰받았다. 현재 이 집에는 집값의 90%가량인 15억6000만 원에 이르는 은행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경매 건에 대해 통상 최대 80%까지 은행이 대출해준다”며 “차 씨가 한도를 꽉 채워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회장 부부가 이 빌라에 거주 중인 사실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2년 재산공개를 통해 동생인 박 회장 부부의 A 빌라 거주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차 씨가 박 회장 부부의 거주 사실을 알고 대출을 잔뜩 받아 이 빌라에 입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박 회장 사이는 소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사올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박 대통령이 서 변호사와 조카는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1∼2013년 차 씨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민사 소송 판결문 등에 따르면, 차 씨는 2011년 8월 한 회사에 2억 원가량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 약 6개월 뒤 또 다른 회사에 1억 원을 투자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빌라 거주 이후 차 씨는 승승장구한다. 2014년 8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발탁됐고, 위원 임명 1년 만에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발탁됐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