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조기 레임덕 현실화… 親朴 - 非朴 갈라서나

정계개편 등 대권구도 급변
潘, 親朴 손잡을 이유 없어

‘최순실 의혹’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현실화되면서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대권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새누리당의 분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독자 노선 모색, 더불어민주당 내 ‘문재인(전 대표) 대세론’ 강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움직임들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제3지대론에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우선 새누리당이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땅한 차기 주자가 떠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까지 치명상을 입음에 따라 새누리당은 ‘힘의 공백’에 빠질 수밖에 없고, 이는 여당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2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이 후보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순실 파동으로 인해 현재 권력인 친박계의 미래권력 창출 시나리오가 힘을 잃게 되면서 제3지대론이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들어가 친박계의 손을 잡을 이유가 사라졌다”며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통해 ‘반기문 대통령, 친박 국무총리’ 구도를 만들려 했던 친박계의 구상은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이 독자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제3지대론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제3지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교수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에 시달려 온 문 전 대표가 숨고르기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사태가 ‘문재인 대세론’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세론 강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 온 야권 내 주자들이 민주당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모색을 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윤 센터장은 “여권에 초대형 악재가 터지는 바람에 야권 대권 주자들이 대여 공세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군소후보들이 문 전 대표와 차별화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