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대통령’ 國政 마비… 특단조치 취하라

교수 시국선언 확산…주말 도심 대규모 ‘下野시위’
與·野·사회 원로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 분출
정진석 “靑·내각 쇄신 안하면 黨 지도부 총사퇴”
전문가들 “朴대통령, 국민 마음속에서 이미 탄핵”

靑 “흔들림 없는 국정 위해 다각적 방향서 숙고”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으로 국정운영 지지율이 14%로 곤두박질치는 등 사실상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한 박근혜정부가 사태 수습을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이나 의지조차 보이지 않아 국정 마비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역대 정부의 국정 파탄 상황에서 나타나던 시국선언이 대학 총학생회에서 교수 사회로까지 확산되고 29일에는 서울 도심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까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수뇌부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 ‘거국 중립 내각’ 구성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과감한 청와대·내각 인적쇄신, 진상 조사 협조 선언, 국회와의 협조를 통한 권한 이양 등 특단의 민심 수습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이 이날로 예정됐던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취소하고 정국 수습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인식과 대응이 여전히 안이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여론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8%포인트 하락한 17%(26·27일 14%)로 집계됐다.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역시 전주보다 10%포인트 오른 74%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순실 의혹사건이 ‘사실일 것’이라는 응답은 77%로, ‘사실이 아닐 것’(7%)보다 월등히 높았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대권주자 사이에서도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을 전면 개편하지 않으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탄핵됐다는 엄중한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만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망있는 인물로 거국내각을 구성해 나라를 이끌어가는 방법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흔들림없는 국정운영을 위해서 다각적 방향에서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게 더 필요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오남석·김만용·김동하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