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IS, 인간방패 내세워 ‘모술 방어’ 안간힘

“주민들 처형”위협 납치 열올려
화학무기 등 극단적 수법 준비

이라크 정부군과 서방국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근거지 이라크 모술에 대한 탈환작전이 12일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IS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 삼아 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27일 AP, NBC 뉴스 등은 IS가 이라크군과 서방의 공습을 막기 위해 모술 지역 주민들을 전략적 요충지로 끌고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의 공습을 틈타 IS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온 한 모술 주민은 AP에 IS가 주민들에게 자신들을 따라가지 않는 이들은 이교도로 간주, 처형하겠다고 위협하며 데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군 관계자도 “모술 외곽은 IS에게 큰 가치가 없는 지역으로 이들은 굳이 그곳을 방어하며 전력을 분산시키지 않고, 주민들을 납치해가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 대변인인 제프 데이비스 해군 대령 역시 IS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틀림없다”고 답한 바 있다.

모술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1만 명 이상의 주민이 IS를 피해 탈출했고, 이라크군이 모술로 더 접근하면 주민 100만여 명 중 다수가 추가로 도망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S는 인간방패와 함께 화학무기와 같은 극단적인 방어 전략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 IS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비해 이라크인 의료진 90명을 교육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모술 진격작전 준비 단계부터 현지에서는 IS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대두됐는데, 실제로 지난 20일 IS는 미군과 이라크군 주둔지에 화학무기의 일종인 겨자작용제가 담긴 로켓포를 발사했다. 이날 IS는 화학무기는 아니지만 모술 남쪽 40㎞ 지점 알미슈라크의 유황 공장에 불을 질러 유독 가스를 퍼뜨렸고 이로 인해 주민 2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후송됐다.

한편 AP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모술 탈환전 개시 이후 IS 조직원 772명을 제거하고 모술 인근 마을 93개를 탈환했다고 27일 밝혔다. 모술 시내에 있는 IS 조직원은 4000∼8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