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제조업 구조조정에 요구되는 ‘3S(전문화·단순화·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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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렬 연세대 교수 경영학

현대자동차 그룹이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이 2011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5년 연속 하락세가 그 이유다. 비단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또, 조선·철강 등 산업의 근간을 이루던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재벌닷컴이 30일 발표한 올 3분기까지 경영실적을 보면,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 중 15개사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했다. 특히, 전자와 자동차·철강·정유 기업들의 부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는 그동안 수없이 논의됐고, 그 극복 방안도 무수하게 제시됐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은 계속 작아지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편으로는 선진 시장의 성장 둔화로 많은 다국적 기업이 신흥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그동안 혜택을 줬던 원화에 대한 환율 효과가 감소하는 등 우리 기업이 통제하기 힘든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로부터 초래됐다. 따라서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실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흥 시장 선점 및 환율 효과로부터 비롯된 일시적인 성과였고,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영 성과가 실질적인 글로벌 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우리 기업의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기업이 구조조정 등과 같은 실질적인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기업은 힘든 구조조정을 하지 않더라도 국내 시장에서의 우월적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은 약해지더라도 버틸 수가 있었다. 또한, 기업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싶어도 경쟁력 있는 구조조정의 방향을 제시할 전문성은 물론 이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자신감도 없었다. 더욱이 인력 구조조정 등은 내부 반발과 규제에 묶여 더욱 실행하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구성원 모두가 기업이 처해 있는 위기에 대한 절박함이 없었기에 진작 했어야 할 구조조정을 아직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선진국 기업은 물론 중국·인도 같은 신흥국 기업까지 가세한 신(新)글로벌 경쟁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구태의연한 자세로는 더는 버틸 수 없다. 따라서 무엇보다 치열해진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기업 구성원 모두가 가슴 깊이 인식해야 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부터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사업 현장에 직접 나가 고객의 입장에서 기업의 진정성 있는 변화에 대한 방향을 찾아야 한다. 기업 구성원 역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자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학습을 해야 한다. 또한, CEO는 물론 기업의 구성원 모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스스로 물러날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이제 구호로만 할 게 아니라,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을 전문화(Specialization)하고, 사업 프로세스를 단순화(Simplification)하며, 사업 영역을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회화(Socialization)를 해야 한다. 2013년 시작된 ‘글로벌 리더십의 춘추전국시대’가 끝나는 2017년까지 우리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해야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