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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6년 11월 16일(水)
삼성의 ‘하만 引受’ 의미와 성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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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서울대 교수 경영학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오랜 시간 같이 공부하며 성장한 재계 인사가 필자에게 이 부회장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호평한 적이 있다. 한국 재계에서 두 사람은 필연적인 경쟁 관계였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고, 오랫동안 이 부회장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기다려 왔다.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전장(電裝)사업팀을 꾸린 삼성전자는 지난 1년여 동안 지지부진한 시간을 보냈고, 소규모의 연구 인력을 채용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구체적인 성과가 없었다.

특히, 화학산업 관련 계열사들을 매각할 때는 이 부회장이 꿈꾸는 미래가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지난달 삼성전자가 중국 법인을 통해 세계 1위 전기차 회사인 BYD의 지분 2% 정도를 약 5000억 원에 매입할 때조차도 과연 삼성전자가 자동차 및 전장 사업에 관심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필자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날려주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의 지분 100%를 80억 달러(약 9조4000억 원)에 인수(引受)한다는 발표다.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로, 이 부회장의 속내를 처음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하만은 미국, 멕시코, 브라질, 헝가리 등 세계 10개국에 생산 공장 및 약 3만 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매출 70억 달러, 영업이익 7억 달러 정도다. 전체 매출의 65% 정도가 전장사업이며, 세계 카오디오 시장점유율은 41%로 압도적 1위이고, 차량용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24%), 텔레매틱스 분야 점유율은 2위(10%)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이르는 240억 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가 있을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이 탄탄한 기업이다. 일반인들에게는 JBL, 하만 카돈, 마크 레빈슨, 렉시콘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업체로 알려져 있다.

향후 삼성전자의 전략은 세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하만의 사업이 미래형 자동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는 데다, 자동차 본체 매립형 제품들이 스마트 자동차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

둘째, 삼성전자 기존 사업과 전장사업 간에 매우 중요한 양방향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 인수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솔루션업체 비브랩스는 자연어를 기반으로 대화체를 사용해 다양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하만의 기술력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5G의 통신 기술을 접목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하만의 기술력을 삼성전자 TV사업부와 가전사업부에 적용하면 진정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셋째,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부와는 달리 미래 성장성이 매우 크다. 전장사업 시장은 지난해 450억 달러에서 2025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스마트카 전체 전장시장 규모는 2025년 186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M&A 전략의 평균적인 성공 확률이 35%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전략적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삼성전자의 성공적인 변신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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