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공공의 적’ 된 김진태… 춘천시민 “창피해서 못 살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춘천=뉴시스】1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석사동 로데오거리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춘천 시국대회’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김진태 의원 막말’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바람불면 촛불 꺼져’ 발언 거론에 광화문 시민들 흥분
대학생 “촛불은 바람 불면 옮겨붙어” 재치 발언
지역구에선 시민 수천명 사무실 앞 몰려가 “퇴진” 외쳐

김진태(52) 새누리당 의원이 현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60)씨에 버금가는 ‘분노 유발자’가 돼 가는 형국이다.

과거부터 잇단 막말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 김 의원은 지난 1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촛불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는 ‘100만 평화집회’ 폄하 발언으로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다.

김 의원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및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촉구 제4차 촛불집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본 집회 자유발언 시간에 연단 위에 서서 김 의원의 최근 발언을 거론했다.

권 변호사가 “최근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고 말했다”고 하자 시민들은 곧바로 흥분하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권 변호사가 “우리는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횃불이 돼야 한다”고 말해 참가자들은 우뢰와 같은 함성소리로 화답했다.

한국외대 중국어과에 다니는 박해신씨는 자유발언에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지는 게 아니라 옮겨 붙는다”며 “(촛불이 아닌) 김진태 의원이나 꺼졌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나모(49·여)씨는 “그간 나오지 못하다가 (김진태 의원의)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라는 말을 듣고 안 되겠다 싶어서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춘천=뉴시스】1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석사동 로데오거리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춘천 시국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진태 분장을 한 참가자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춘천시에서는 아예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와 함께 ‘김진태 퇴진 운동’이 벌어졌다.

춘천에서는 이날 추최 측 추산 7000여명(경찰 추산 3000명)의 시민들이 오후 5시부터 석사동 로데오 사거리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상당수의 시민들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는 의미로 LED촛불을 들고 나왔다.

한 시민은 손수 사온 LED촛불 수백개를 집회 현장에서 나눠줬으며, ‘X소리에 창피해서 못 살겠다’는 등 김 의원을 겨냥한 내용의 피켓을 든 시민들도 쉽게 발견됐다.

수천명의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후 “박근혜 퇴진, 김진태 퇴진”을 외치며 김 의원의 사무실이 있는 춘천시 후석로 청인빌딩을 향해 행진했다.

시민들은 문이 닫히고 불이 꺼진 김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퇴진하라” “물러나라”를 외쳤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박 대통령을 비호하려는 김 의원의 ‘막말 이력’은 화려하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담긴 태블릿PC와 관련해 “최순실씨가 그걸 사용했다는 단서가 없다. 단서도 없는 걸 가지고 세상이 이렇게 시끄럽다”고 적었다.

같은달 6일에는 역시 페이스북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왜곡과 선동으로 눈이 삐뚤어졌는데 뭔들 제대로 보이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박 위원장의 ‘장애’를 건드리는 위험한 발언이었다.

같은달 4일에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고(故) 백남기(향년 70세)씨의 부검을 촉구하면서 “물대포를 맞고 바로 뼈가 부러지냐. 보통 상상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경위를 확인해보지도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 만을 가지고 “백 씨의 딸 한 명(백민주화 씨)은 그 날(백남기씨 사망일) 발리에 있었는데 SNS에는 ‘촛불을 들어주세요’라고 썼다”고 비꼬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