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한국 상황 상당히 우려… 퇴임뒤 봉사 방법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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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사무총장 CNN 회견
“한국인 좌절과 분노 잘알아”

12월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22일 “한국 상황을 상당한 우려(grave concern)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 총장은 이날 CNN의 유명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 상황이 어려운데, 내년에 대통령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민의 한 명으로서 (한국 상황)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먼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아직 할 일이 아주 많이 있으며, 약속한 대로 12월 31일 임기 마지막날까지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내게 맡겨진 임무에 쏟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반 총장은 “이후 내년 1월 1일부터는 나와 내 가족에 대해 생각할 것이며, 내 나라를 위해 어떻게 봉사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면서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국 상황과 같은) 순수한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공식적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전제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한국인들의 좌절과 분노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 총장은 ‘정치적 발언으로 들린다’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국의 평화·안보, 개발·인권 문제에 대한 기여를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이런 기여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만 답했다. 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10년에 대해 “사무총장 임무는 불가능하다고들 했지만, 가능한 임무로 바꿨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힘든 업무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