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혐의 해명… 靑대변인·민정수석 ‘김영란法 위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추위 속 촛불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진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비위를 公조직이 맡는 건
부정청탁 받은 것으로 볼수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사실상 주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두고 청와대 대변인과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이 적극 나서 해명하거나 변론 작업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자, 법조계 일각에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금지 등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공(公) 조직이 박 대통령의 사(私)적인 문제를 변호하는 데 앞장서도록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3일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와 공모해 최 씨의 국정농단을 도운 주범으로 지목된 만큼 이번 사건은 박 대통령의 개인 비위로 봐야 하는데, 최근 청와대 움직임을 보면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개인 비위를 변호하는 사조직처럼 비친다”면서 “이는 말하자면 박 대통령이 부하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개인 비위를 변호하도록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이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검찰이 최 씨 등의 공소장을 통해 박 대통령을 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과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의 공동정범으로 규정하자 박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가 같은 날 반박 자료 ‘변호인의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 한글 파일을 사실상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최재경 민정수석은 “민정수석실은 직무 분장상 대통령이 직무 수행 중 이슈가 생기면 보좌하는 것”이라며 “유 변호사를 돕는 게 큰 문제는 아니다”고 해명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며 “그간 진행돼 온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나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는 분명히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형사사건인데 여기에 청와대 공조직이 동원된다면, 이는 모두 공무원 성실 의무 등 실정법 위반 사안에 해당한다”고 역설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 역시 “최순실 사건에서 박 대통령의 사적 영역에 대해 청와대 참모진이 방패막이 되는 것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