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政 현장>‘老老케어’첫 성공…“해외서도 배워가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길형(왼쪽)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22일 지역 내 문래동의 홀몸 어르신 민금자(여·77) 씨를 방문해 직접 만든 생강차를 전달한 뒤 “따뜻한 겨울 나세요”라고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홀몸 어르신 자원봉사자인 ‘밀알’ 이무진(여·75) 씨. 김선규 기자 ufokim@

- 영등포구 ‘함께살이 사업’

홀몸어르신들 자조모임 활동
전국 지자체 사업으로 확산도
노인복지대상 성과 인정받아

“어떠세요, 건강하시죠? ‘밀알’(홀몸 어르신 자원봉사자) 동료분들이 만드신 차 좀 가져왔어요.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게 겨울 나세요.”

22일 오후 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지역 내 문래동의 민금자(여·77) 씨를 방문, 반갑게 인사하며 손수 만든 생강차를 전달했다. 조 구청장은 이곳에 오기 직전 노인종합복지관에서 홀몸 어르신 10여 명과 함께 다른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생강차를 직접 만들었다.

이날 조 구청장의 홀몸 어르신 방문은 구에서 진행해오고 있는 ‘함께살이 사업’의 일환이다. 조 구청장은 이 사업에 대해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60∼70대 홀몸 어르신들이 자조(自助) 모임을 만들어 서로 의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을 돌보는 노-노(老-老) 케어 사업”이라며 “지난 2008년 4개 동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2014년 17개 동에서 19개 팀, 현재는 18개 전 동에서 36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업은 영등포구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됐으며, 이후에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노-노(老-老) 케어 사업의 모태가 됐다고 한다. 영등포구의 전체인구 37만여 명 중 어르신 비율은 13.7%. 이 중 홀몸 어르신 비율은 25.2%이다.

이들 ‘밀알’은 올해만 해도 봉사활동 1만7759건, 자조 모임 1634건, 해충방제, 과일화채 만들기, 밑반찬 나눔 등 공동체 활동 576건 등 여느 자원봉사자들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00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노인기본돌봄사업 최우수상, 2012년 대한노인회로부터 노인복지 대상 등을 받으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노인복지대상을 지자체가 받은 것은 영등포구가 최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 청와대 고용복지 수석이 현장을 방문했고, 곧바로 ‘독거노인 사회관계 활성화’ 우수 사업으로 전국 지자체에 전파됐다. 같은 해 중국 런민(人民)대 관계자, 이듬해 일본 여자영양대 연구원이 각각 방문해 사업을 살펴보고 갔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조 구청장과 함께 민 씨를 찾은 ‘밀알’ 이무진(여·75) 씨는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떠시냐”며 안부를 묻는 등 자매 사이 같은 친근감을 드러냈다. 문밖까지 따라 나와 고마움을 표시하는 민 씨를 향해 조 구청장은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며 “사랑합니다”를 연신 외쳤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