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08) 49장 제3제국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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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3강(强)은 당연히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다. 러시아는 유럽에도 포함되지만 거대한 영토는 아시아 대륙의 북방을 뒤덮고 있다. 지금 아베는 아시아 대륙의 지도를 보는 중이다. 21세기에 진입하면서부터 아시아는 세계의 중심이 됐다. 첫째로 중국의 비약(飛躍), 일본의 재도약(再跳躍), 아시아의 약진(躍進)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 각국 지도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집행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진핑이 10년, 아베 또한 10년을 바라보는 중이고 푸틴은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지도에서 시선을 뗀 아베가 아소를 봤다. 오후 7시 반, 총리 관저에 오늘은 셋이 모였다. 아베, 아소, 그리고 총리실 부속 정보실장 도쿠가와다.

“한국이 러시아를 업고 아시아의 4강이 됐군요.”

아소가 눈만 끔벅였으므로 아베가 시선을 도쿠가와에게 옮겼다. 도쿠가와는 무시할 위치가 아니다.

“예, 러시아 등에 업혔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각하.”

“푸틴의 꿍꿍이가 무엇인 것 같나?”

아베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도쿠가와를 보았다.

“유라시아 로드? 시베리아 지역의 경제 발전? 그것뿐일까?”

“중국이야.”

아소가 혼잣소리처럼 말했지만 두 사람이 시선을 아소에게 옮겼다. 쓴웃음을 지은 아소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중국이 미리 선수를 쳐서 동북 3성을 개방시킨 것 같습니다. 불은 불로 끄려고 말입니다.”

“잘못하다가 집을 홀랑 태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아베가 묻자 아소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닫고 있는 것보다는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서동수가 곧 미국을 방문합니다.”

아베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아소를 봤다.

“크램프는 서동수에게 호의적입니다. 이러다가 우리가 고립되지 않겠어요?”

아베가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상대는 아소가 유일하다. 아소는 전에 총리도 지냈고 연상이며 정치 선배다. 경제부총리로 아베의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아소가 쓴웃음을 지었다.

“국가 간 이해가 걸리면 어제의 적이 오늘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됩니다. 우리는 이미 중국과 호흡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러시아와 한국이 손을 잡고 있다. 아시아의 4강이 둘씩 짝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한국이 요즘 자꾸 대마도를 건드리고 있어 신경이 쓰입니다.”

아베가 화제를 바꿨다.

“무시했지만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립니다. 문제를 만들려는 수작인데.”

아베가 도쿠가와를 봤다.

“도쿠가와, 대마도에서 시위한 한국인은 모두 추방했지?”

“예, 각하. 두 명만 남겨놓고 17명은 추방했습니다.”

도쿠가와가 말을 이었다.

“두 명은 재물을 부순 혐의가 있어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대마도에 온 한국 관광객들이 대마도는 한국령이라고 기습 시위를 한 것이다. 그중 두 명이 거리 표지판을 부순 혐의로 남아 있다. 아베의 시선을 받은 도쿠가와가 말을 이었다.

“거기에다 체포될 때 경찰을 폭행해서 둘이 부상했습니다. 그 죄목까지 추가해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아베가 헛기침을 했고 아소는 외면했다. 둘 다 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