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영장 100% 발부 기록 깨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 중 처음으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 “조원동 구속사유 불인정”
檢, 보강 수사 뒤 재청구 검토

법원이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최순실 사건과 관련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앞서 ‘비선실세’ 최순실(60)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7명에 대해서는 100%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조 전 수석의 통화 녹음파일을 포함한 객관적 증거자료 및 본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 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13년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경영에서 물러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강요미수) 등으로 전날 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으나, 이 부회장이 물러나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이 이날 영장을 기각하면서 ‘부실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조 전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압력을 행사했다”고 진술한 만큼 박 대통령의 추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영장 재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