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AI 대량 살처분 ?”… 양계농가 공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생태공원 방역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23일 전남 강진군 생태공원에서 군청 공무원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방역 당국 늑장 대처 비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대량 살처분 악몽이 올해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남 해남·무안과 충북 음성·청주에 이어 경기 포천, 충남 아산까지 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해당 농가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AI가 호남, 충청, 경기 등 서부 벨트를 넘어 영남권까지 상륙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2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충남 천안·아산 양계농가들은 전날 아산 신창면에서 닭 1000여 마리가 폐사한 뒤 정밀조사 결과 AI 확진 판정이 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닭이 폐사한 신창면 농가와 직선거리로 15㎞밖에 떨어지지 않은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양계단지 농민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천안은 2014년 1월 풍세면 일대 51개 농가에서 닭과 오리 165만4000마리를 살처분하면서 가금류 농가에 148억66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최근 10여 년간 380여만 마리를 땅에 묻었다.

풍세면 양계농민 신모 씨는 “음성·진천에 이어 아산까지 AI가 확산했다는데 걱정이다. 참새도 못 들어올 정도로 그물을 촘촘히 손질하고 매일 생석회를 뿌리며 분무소독을 하는 등 차단방역을 하지만 자꾸 2년 전 살처분 악몽이 떠올려진다.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국으로 AI가 급속도로 확산되는데도 손을 놓고 있던 농림축산식품부의 늑장대처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지난 10월 말 천안 풍세면 봉강천변에서 채취된 철새 분변에서 국내에선 발견되지 않았던 ‘신종’ H5N6형 AI가 검출되면서 감염 비상이 예고됐는데도 늑장대처로 초동방역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서해안 벨트를 덮친 AI의 영남권 유입 차단을 위해 해당 지자체도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경북도는 오리와 닭은 ‘가금이동 승인서’ 발급 후 이동되도록 조치했다. 경남도 역시 AI 정밀진단팀과 비상대책상황실을 24시간 운영 중이다.

아산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