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보조금 노린 ‘불법 승마장’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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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받고도 2년째 착공안해
허위서류·지원금 횡령 등도

말산업 육성 지원 국가보조금을 지원받는 승마장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보조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무허가 등 불법으로 영업하는 승마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보조금을 횡령하거나 불법 영업으로 폐쇄명령을 받은 승마장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서 야구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2013년 4월 야구장 옆 그린벨트 4995㎡ 일대에 행위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8월 R승마장(사진) 신설을 위한 말산업 육성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보조금 1억8200만 원(국도비)을 시를 통해 지원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김 씨는 2년째 시설 건축공사를 착공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어 시는 지급을 연기한 보조금을 집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 씨가 상가 인근의 그린벨트 1만여㎡를 2개 필지로 쪼개 편법으로 야구장·승마장 건축허가를 받아내고 허가면적보다 많은 그린벨트를 훼손해 고발당한 데 대해 주변에서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남 창녕군 대지면 모 승마장 대표 이모(57) 씨는 승마장을 조성하면서 말산업 육성 사업에 대한 허위 계획서를 제출해 보조금 3억97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4일 경찰에 구속됐다.

무허가 및 불법으로 영업하는 승마장도 성행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의 C승마장은 불법 건축물을 지었는데도 시로부터 승마체육시설 허가를 받아 영업을 강행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승마장 인허가를 받아주는 대가로 승마장 대표 최모 씨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건축설계사 정모(50) 씨를 구속하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북 포항시 모 승마장은 지난 6월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마사를 불법 증축한 사실이 있는데도 학생승마교실 운영예산 2000만 원을 지원받자 학부모단체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남양주 = 오명근·수원 박성훈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