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11) 49장 제3제국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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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고 하는군.”

서동수가 몸을 떼면서 말했다. 거친 숨소리가 방 안을 메우고 있다. 밤 11시 반, 데이비드 산장의 방 안이다. 서동수의 방 안으로 하선옥이 온 셈인데 부부용 침실이어서 가운까지 한 쌍으로 준비되어 있다. 하선옥이 몸을 돌려 서동수의 가슴에 볼을 붙였다. 따뜻한 아랫배가 닿았고 호흡할 때마다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진다.

“누가 부럽다고 해요?”

“크램프 대통령이.”

“뭐가 부럽다는 거죠.”

“너하고 같이 자는 거.”

“정말 그랬어요?”

“유라시아 클럽도 가보고 싶다는데.”

“왜요?”

“거기 미인들 보려고.”

“역시 멋쟁이야, 크램프 씨는.”

“푸틴 대통령이 자주 온다고 그랬지.”

“룸살롱 비즈니스네.”

부둥켜안은 채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둘은 서로의 몸을 만졌다. 둘은 물론 알몸이다. 부인 없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터라 수행원 룸에서 고위급 인사인 하선옥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NYT는 하선옥을 서동수의 숨겨진 여자 1호라고 기사를 냈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동수의 여자 관련 스캔들은 수없이 보도돼 면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검색순위에도 들지 못한다. 그때 하선옥이 서동수의 허리를 껴안으면서 물었다.

“이제 결혼하시는 게 어때요?”

“갑자기 결혼은 왜?”

“제3제국을 세우시려면 아무래도 안정적인 분위기가 필요해요.”

“더 불편해질 가능성이 많아.”

서동수가 하선옥의 풍만한 젖가슴을 거칠게 주물렀다. 하선옥이 젖가슴을 맡긴 채 말을 이었다.

“한족계 부인을 맞으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지난번처럼 그런 경우 말고요.”

오래전이다. 서동수의 눈앞에 장치(江岐)의 얼굴과 몸이 떠올랐다. 중국 측에서는 그때부터 정략결혼을 추진했었다. 하선옥이 말을 이었다.

“중국은 예부터 정략결혼의 전통이 있어요. 도움이 될 건데요.”

서동수가 하선옥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당겨 안았다.

“난 남편으로 부적격자야. 형편없는 놈이지.”

“상대가 느끼는 관점은 다른 법입니다.”

“지금 내 홍보를 하라는 게 아니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따위의 말에 부담을 느끼지 마시란 말씀입니다.”

하선옥의 목소리가 또렷해졌다. 서동수가 거칠게 허벅지 안쪽을 주물렀지만 하선옥이 말을 이었다.

“집안일과는 상관없이 밖에서 훌륭한 업적을 세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동수가 하선옥의 젖가슴을 입안에 넣었다. 그때 하선옥이 서동수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상대가 있을 겁니다, 각하.”

“…….”

“각하의 버릇을 이해해줄 사람도 있겠지요.”

서동수가 상반신을 세우더니 다시 하선옥의 몸 위에 올랐다. 이미 서로의 몸에 익숙해져 있는 터라 하선옥이 잠자코 맞을 채비를 한다. 서동수가 자세를 잡으면서 하선옥을 내려다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하선옥이 두 손으로 서동수의 팔을 감싸 쥐었다.

“빨리하세요.”

그때 서동수가 물었다.

“나하고 결혼해줄 테냐?” 하선옥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서동수가 몸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다시 물었다.

“나도 노력은 하겠지만 국가를 위해서 희생해줄래? 지금 말한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