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일>“기상예보가 새 패션 트렌드 창조”… 의류업계, 날씨 전문가들과 협업

옷감 등 결정… 학교선 정식강의

앞으로 세계 패션을 선도할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일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적인 패션 스쿨인 뉴욕 패션기술대(FIT)가 기상예보와 관련된 과목을 새로 신설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다음 패션 트렌드는 기상예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FIT는 이번 학기에 ‘계획과 전망을 위한 예측적 분석 : 기후 관련 사례 연구’라는 15주짜리 과목을 신설했다. 날씨 관련 과목을 신설한 것은 최근 기후 급변화로 학생들 사이에 날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문이다. FIT 교육과정이 패션 산업의 주요 이슈를 다뤄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날씨가 패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최근 급변하는 날씨로 패션 디자이너들과 판매상들은 의류 제작과 판매, 재고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매상들은 그동안 습관적으로 계절 변화에 맞춰 옷을 주문해왔고, 디자이너들도 이에 따라 옷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추운 봄과 따뜻한 겨울 등 이상 기온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기상예보의 중요성이 커졌다. 올해는 세계 평균 온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디자이너들과 판매상들이 곤란을 겪었다.

이에 FIT는 기상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학생들에게 날씨 관련 과목을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기상 예측 모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수업에서는 기존 패션 관련 과목에서 보기 힘들었던 그래프와 차트, 공식 등이 활용되고, 학생들은 통계학을 공부한다. 수업에서 한 학생 그룹은 날씨 분석을 근거로 시카고 소매상들이 보다 많은 플리스 제품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기상예보와 패션 간 결합이 학교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일부 패션 업계에서도 날씨를 고려한 제품 생산과 판매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유명 디자이너인 마이클 코어스는 휴가철 의류를 만들 때 사용할 옷감의 무게 범위를 지정했다. 그동안은 최경량 옷감을 사용했지만 최근 날씨가 급변동하는 것을 고려해 방한 기능을 높인 것이다. JC 페니 등 일부 유통회사들도 역대 가장 따뜻했던 올가을 날씨 탓에 3분기 의류 매출이 타격을 입자 기상예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상 전문가들을 고용하거나, 이들의 컨설팅을 받기 시작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