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엘시티 이영복 - 최순실 로비 의혹’ 본격 수사

‘강남 황제계’ 장부·계주 조사
정·관계 인사 사법 처리 착수
李회장 아들 참고인자격 소환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6일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의 접대, 로비 실체를 상당 부분 파악하고 관련된 정·관계 인사들의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위해 이 회장의 주요 접대장소였던 서울 강남 유흥주점의 회계직원인 전모(40) 씨를 지난 11월 초 구속한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유흥주점의 곽모(43) 씨도 구속해 여러 차례 소환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이 회장의 도피를 돕고 비자금 세탁 및 도피자금 마련 등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 내용과 지금까지 택배 회사 등을 압수 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이 회장으로부터 접대나 수천만 원 이상 고액 선물을 받은 주요 정·관계인사에 대해 엘시티 사업의 청탁 및 영향력 행사 등 대가성 여부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회장과 최순실(60·구속기소) 씨가 함께 가입한 ‘강남 황제계’의 장부와 계주 및 계원들을 조사해 최 씨와 현기환(57·구속 중)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한 시공사 참여, 외국인 투자이민제 등 각종 로비의 연관성 여부도 수사 중이다. 특히 이 회장의 아들 이모(43) 씨가 가상현실(VR)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정부의 ‘창조경제문화운동’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최순실 관련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씨는 지난 10월 7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우수업체로 선발돼 행사를 했을 뿐”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계속 입을 다물자 아들 이 씨를 여러 차례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이 회장의 비자금 실체와 사용처 조사도 벌였다. 검찰은 지난 1일 구속한 현 전 수석도 5, 6일 잇따라 불러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50억 원의 자금 성격과 정확한 뇌물 액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전 부산시 건설본부장과 엘시티 감사 출신인 이모(70) 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고 2일과 5일 잇따라 소환 조사해 추가로 인허가 관련 전·현직 공무원들의 줄소환도 예고되고 있다. 이 씨는 엘시티 감사로 재직 당시인 2009년 12월 엘시티 부지에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변경해준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위원이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