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流 드라마’ 中시장 시들해지자 日시장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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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대박’ 수출후 훈풍 조짐
‘푸른 바다의 전설’·‘도깨비’
日서 高價에 판권 수입 진행
“군사정보협정후 시선 달라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에 대한 반발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조치를 취한 중국 시장을 대신해 한류의 원류였던 일본 시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미 몇몇 유명 드라마들이 일본 주요 콘텐츠 업체들과 고가에 판권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일본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작품은 SBS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과 케이블채널 tvN ‘도깨비’(극본 김은숙)다. 한류스타 이민호와 전지현이 출연하는 ‘푸른 바다의 전설’의 회당 가격은 20만 달러(약 2억3360만 원) 선에서 조율 중이다. 20부작 임을 고려하면 정식 계약이 성사되면 일본에서만 약 47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푸른 바다의 전설’ 수입을 타진해온 일본 업체 관계자는 “여러 업체가 러브콜을 보냈으나 현재는 1, 2개 정도로 압축돼 정확한 계약금액을 맞추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된 일본은 동영상 업체의 유료 회원수 증가에 의존하는 중국과 달리 DVD 판매 등 활로를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출연 배우들의 현지 프로모션 참여 등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tvN ‘도깨비’

‘푸른 바다의 전설’ 측도 “아직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일본으로부터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계약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배우 공유, 이동욱, 그룹 비투비 출신 육성재 등이 출연하는 ‘도깨비’ 역시 일본 유력 업체의 러브콜을 받고 구체적인 수출가에 대한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도깨비’는 tvN 드라마 사상 가장 높은 1회 시청률을 기록했고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돌며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미 일본 측이 회당 15만 달러 선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어 회당 20만 달러 안팎에서 계약이 타결될 전망이다.

일본 한류 시장은 2012년 배우 장근석이 주연한 ‘사랑비’가 회당 30만 달러에 수출되며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위축됐다.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과 우경화, 또한 ‘혐한류’ 바람이 불며 한류 콘텐츠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발생했고, 때마침 중국 시장이 성장하며 무게추가 중국으로 쏠렸다. 이후 한국 드라마 수입 편수가 크게 줄었고, 회당 가격도 10만 달러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초 방송된 장근석 주연 드라마 SBS ‘대박’이 회당 15만 달러를 받고 일본에 수출되며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향후 중국보다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한류스타를 기준으로 한류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본 시장이 한류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계기가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일본 역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다가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겼는데 다시금 한류의 큰 물줄기를 일본으로 돌리려는 업체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고 귀띔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