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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6년 12월 07일(水)
KTX보다 싼데도 더 빨라… 독점체제 깨고 무한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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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정식운행 수서發 고속철 ‘SRT’

2011년부터 3조1272억 투입
수서~동탄~지제 61.1㎞ 신설

KTX 노선 활용 공용驛 14곳
서울역 중심 철도영향권 탈피

부산까지 2시간7분… 10분 ↓
요금도 최대 14%까지 저렴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출발, 경기 동탄시 동탄역과 평택시 지제역을 거쳐 경부·호남고속철도와 만나는 수서발 고속철 ‘SRT(Super Rapid Train)’가 오는 9일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2008년 추진 발표 후 8년 만이다. SRT 개통이 경제적·정책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경기 동남부권·서울 강남권 철도 이용객들이 서울역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강남에서 바로 고속철을 탈 수 있어 서울역 중심의 철도 영향권이 수도권 동남부까지 확대됐다는 점에 있다. 동탄 등 신도시와 전국을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실현된다는 것도 SRT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KTX와 함께 고속철의 양대 산맥을 구축, 우리나라 117년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간선(幹線·주요 선) 철도에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철도 이용객들의 편의가 제고될 전망이다. 실제로 SRT 출범을 앞두고 운영사인 ㈜SR과 코레일은 일찌감치 할인 폭 확대, 마일리지제도 부활 등 대대적인 마케팅전에 돌입했다.

◇강남~동탄 신도시 연결 위해 건설=SRT 개통의 역사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토교통부의 전신인 국토해양부는 2007년 6월 강남을 대체할 도시로 동탄2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과의 거리가 멀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정부는 1년 뒤인 2008년 6월 대안으로 서울 강남 수서와 동탄 신도시 사이에 고속철도를 놓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동탄에서 강남까지 13분 만에 갈 수 있어 동탄이 강남 주택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2011년 5월부터 수서~동탄~지제를 잇는 61.1㎞ 길이의 고속철 건설 작업이 시작됐다. 국고 40%, 한국철도시설공단 60%의 비율로 총 3조1272억 원이 투입됐다. 52.3㎞의 세계 3대 최장터널인 율현터널 등 터널 56.8㎞, 지상구간 4.3㎞, 수서·동탄·지제역, 차량기지를 짓는 대대적 사업이었다. 철도노조가 2013년 “수서발 고속철의 별도 법인 설립은 민영화의 시작”이라며 23일간 파업을 벌이는 등 한때 우여곡절도 겪었다.


◇강남~부산·강남~목포 한 번에=SRT는 수서·동탄·지제 등 3개의 전용역뿐 아니라 천안아산부터는 기존 경부 및 호남고속철의 노선을 활용해 공용역 14곳에도 정차한다. 강남에서도 부산 등 경남권과 목포 등 호남권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SR에 따르면 SRT 이용 시 서울역보다 거리가 줄기 때문에 부산이나 목포 모두 KTX보다 10분씩 운행 시간이 단축된다. 수서~부산의 경우 가장 적게 정차했을 때를 기준으로 2시간 7분, 수서~목포는 2시간 6분, 수서~광주송정은 1시간27분이 걸린다.

SRT는 ㈜SR이 자체 구매한 10편성(10대)과 코레일에서 빌린 호남고속철 22편성 등 총 32편성으로 운영되는데 주중의 경우 경부선은 편도 40회, 호남선은 편도 20회 등 하루 총 120회를 운행할 계획이다. 또 주말에는 고객 수요에 맞추기 위해 15대 열차를 중련(2대를 이어붙임) 편성할 예정이다. 주말 좌석 구하기가 어려웠던 상황이 개선되고, 도로 상황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SRT 개통으로 경부선은 주말 기준 183회에서 256회로, 호남선은 86회에서 128회로 각각 운행횟수가 증가한다. 또 한국교통연구원은 연간 서울~대전 61만 명, 서울~광주 38만 명이 도로에서 고속철로 갈아타면서 고속버스 통행시간 절감으로 연간 200억 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무한경쟁 시작 vs 소모적 출혈경쟁 =SRT 개통으로 가장 다급해진 것은 코레일이다. 강남권 및 경기 남부권 고객의 대거 이탈이 불가피하고, SRT가 KTX보다 평균 10%, 최대 14% 운임을 저렴히 책정하면서 추가 이탈 가능성까지 높아진 탓이다. 예컨대, SRT 수서~부산은 5만2600원으로 5만9800원인 KTX 서울~부산 요금보다 7200원 싸다. ㈜SR은 특히 개통에 맞춰 고객 선점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운행 중지 시 10% 배상, 중간 정차역이 늘 때마다 할인을 해주는 정차역 할인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고 출발 후 5분 내로는 온라인 반환이 가능하다. 전 좌석에 콘센트를 설치해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고, 뒤로 37도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시트를 설치하고 무릎 간격도 기존 열차보다 넓혔다.

코레일은 이에 맞서 폐지했던 마일리지제도를 부활시켜 열차 요금의 5%를 적립해주기로 하고, 상시 할인 폭을 최대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내년 1월부터는 서울 사당역과 광명역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용산역에서도 경부선을, 서울역에서도 호남선을 탈 수 있도록 운행 방식을 변경했다. 일단, 두 회사가 고객 편의를 높이고 가격 부담도 덜어준다는 면에서 긍정적 시각이 많다.

하지만 경쟁사인 코레일이 ㈜SR의 지분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경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평택 이남에선 노선이 겹치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 창출보다 기존 고객을 두고 소모적 출혈 경쟁만 벌일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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