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2>개헌·조기大選… 탄핵 이후 정국혼란 심화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고개 숙인 유승민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유 의원 오른쪽은 심재철 국회부의장, 왼쪽은 나경원 의원. 신창섭 기자 bluesky@

‘황교안 체제’적절성 논란에
與野 이합집산 등 지각 변동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정국이 오히려 더 깊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책임총리 국회 추천 불발에 따른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체제’의 적절성 논란을 필두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한 ‘개헌’ 논란, 여야 내부 분열과 이합집산 등 정치권 지각변동, ‘조기 대선론’에 따른 대선 레이스 돌입과 주자들 간의 경선 룰 경쟁 등 정국을 뒤흔들 소재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불거져 나온 ‘조기 대선론’은 ‘탄핵 후 즉각 퇴진론’과 인과관계를 이루는 카드라는 점에서 탄핵 후 정국을 뜨겁게 달굴 최대 현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은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사실상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탄핵 후 즉각 퇴진’ 카드로 박 대통령을 압박해 내년 초에는 대선을 치르도록 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5일 “대통령은 탄핵안이 의결되면 즉각 사임해야 한다”며 여권에서 제기한 ‘위헌적 발상’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헌법과 법률에는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날 경우 60일 이내 새 대통령을 뽑도록 되어 있어, 탄핵 후 즉각 퇴진론이 점화할 경우 앞으로 2∼3개월은 내내 조기 대선을 놓고 정국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대선 레이스 돌입으로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 정치권은 급격히 대선정국으로 옮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국회와 가까운 여의도나 마포 등지에 별도의 사무실과 싱크탱크 등을 마련한 일부 주자들은 대선 준비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는 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 등이 대선 후보 경선 룰을 놓고 벌써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박 시장은 “문 전 대표가 경선 룰을 양보해야 한다”고 했고, 이 시장은 공·사석에서 “100% 국민경선과 모바일 투표제가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권 레이스의 상수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면서도 타 주자들의 행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분열할 경우 보수 주도권 잡기와 외연 확장을 둘러싼 경쟁이 정국을 뒤흔들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