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魔 막고 보온은 탁월… 목숨·재산 지키는 ‘무기단열재 패널’

  • 문화일보
  • 입력 2016-12-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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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월 30일 새벽 불이 나 점포 800여 곳을 태운 대구 서문시장 현장을 소방관들이 점검하고 있다. 이 화재사고 역시 유기단열재 사용이 사고 규모를 키운 것으로 사후 조사됐다. 자료사진


- 대형화재 예방하는 건축자재

기존 유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
석유화학 원료 사용… 화재 취약

규사 등 무기질 원료 쓴 단열재
내화성 우수… 유독가스도 방지
오염물질 방출도 적어 親환경적

美·유럽 등 ‘무기단열재 의무화’
한국도 난연자재 사용범위 늘려
시공 어렵지만 ‘안전성’ 극대화


점포 800여 곳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한 최근 대구 서문시장 화재, 8월 말 발생한 인천남동공단 부품 제조공장 화재, 올해 초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등 인구에 회자됐던 대형 화재사고들은 ‘화재에 취약한’ 건축자재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유기단열재가 들어간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 사고 규모를 키웠다는 것이다. 유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은 다양한 건축 구조물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화재에 취약해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사고 규모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줄곧 지적돼왔다. 일반적으로 샌드위치 패널은 두 개의 철판 사이에 충진재를 넣어 벽면, 지붕 등 건축물의 구조를 이루는 건축자재를 말한다. 충진재로는 단열재를 넣는데 이는 보온을 하거나 열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단열재는 만드는 원료에 따라 유기단열재와 무기단열재로 나뉘며 샌드위치 패널 사이에 어떤 것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유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 무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로 구분된다.

유기단열재는 스티로폼, 우레탄 등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재에 크게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스티로폼은 인화성이 높은 특성으로 인해 화재 발생 10분을 넘길 경우 불길이 최고조에 도달해 사실상 조기 진화는 불가능하다.

이처럼 유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로 인한 피해가 끊이질 않자 정부는 샌드위치 패널 관련 법령을 강화해 나가는 추세다. 올해 5월 28일부터 창고 건축물에 샌드위치 패널 시공 시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재질의 마감자재 의무 사용 범위를 기존 ‘3000㎡ 이상’에서 ‘600㎡ 이상’으로 강화토록 법령을 개정했다. 또 7월 7일부터는 지붕에도 난연 자재를 사용토록 건축법에 명시했고 건축안전모니터링 제도를 신설해 정부에서 정한 난연 성능 미달인 샌드위치 패널들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신축 건축물에 국한된 것이다. 더욱이 난연 성능 강화로는 화재 안전성을 만족시키기에 한참 밑돈다.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2014년 실시한 건축안전 모니터링 결과 67개 샘플들 가운데 무려 82%가 난연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정도다.

그러면 대형 화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렇진 않다. 유기단열재 대신 불에 잘 타지 않는 무기단열재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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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관계자는 “무기단열재는 규사(모래), 무기질 원료 등을 원재료로 사용해 불에 강한 불연성은 물론 단열성, 친환경성까지 갖췄다”며 “유기단열재와 달리 프레온가스,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오염물질을 거의 방출하지 않고 에너지 소모량도 유기단열재에 비해 적어 지구 온난화 방지와 자원 보존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무기단열재와 유기단열재 간 가격차도 거의 없다. 이러한 허다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유기단열재를 주로 사용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무기단열재 사용 비율은 20%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왜 그럴까. 시공하는 데 힘이 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공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무기단열재의 경우 딱딱한 섬유질 형태로 제품이 출시된다. 반면 유기단열재는 판상 형태다. 운반도 용이하고 자르기도 편하다. 건설업체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비용이 저렴한 유기단열재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은 무기단열재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우 무기단열재 사용 비중이 70%가 넘는다. 중국에서도 지난 2010년 128명의 사상자를 낳은 상하이 아파트 화재사고 이후 신규 건축물에는 모두 무기단열재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화점, 대형마트 등 공공시설의 건축자재는 모두 준불연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화재가 잦은 공장, 창고 등에는 이런 규정이 없어 시공이 간편하고 시공 비용이 적게 드는 유기단열재 샌드위치 패널이 많이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무기단열재로는 그라스울이 있다. 샌드위치 패널 사이에 유기단열재 대신 그라스울을 사용하면 각종 유해물질의 방출량이 거의 없고 불에 잘 타지 않는다. 또 화재 시 유독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시공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지만 화재 안전성을 감안하면 그라스울의 상품성은 커진다. 실제로 화재 안전성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무기단열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민 안전의식이 높아져야 화재 등 각종 재난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화재는 그 자체뿐 아니라 유해물질에 의한 질식 등 2차 피해가 커 내화건축자재를 확대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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