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1>朴, 겉으론 ‘담담’… 국정 챙기고 참모와 탄핵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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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들에 전화… 국정현안 등 질문
親朴 “표결前 4월 퇴진 밝혀야”제안
朴, 이 문제 놓고 참모들과 논의도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8일 일단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챙겼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심중은 그 어느 때보다 극도로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비록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운명의 날’이 다가오는 만큼 마음속은 바짝 타들어 갔을 것이라고 청와대와 정치권에서는 관측했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부 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국정 현안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으며, 참모들과 만나서는 탄핵 국면을 주제로 회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탄핵안 표결 이후 전망과 대책도 논의됐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탄핵안 표결을 앞둔 대통령이 불안감을 내보이지 않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고 한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왜 긴장하지 않겠느냐. 다만 겉으로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 일각에선 표결 하루 전 박 대통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당, 특히 탄핵안 가결을 막으려는 친박계 진영에선 박 대통령이 이날 중 추가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육성으로 ‘4월 퇴진’을 언급하는 안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야권에선 박 대통령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탄핵안 반대를 유도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여러 경로로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에 앞서 4월 퇴진을 밝혀야 한다’는 제안을 하고 있어 이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이 참모들과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 표결 가부를 예단하기 어려우니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