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위작은 작가의 양심 문제… 자신을 기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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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술품 등록 규제
작가 천시하는 것 불과”

―천경자, 이우환 등 대가의 작품에 대해 위작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논란을 막을 방법은.

“어떤 작품이 고가에 팔리면, 가짜가 수없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소유자가 가짠 줄 알면서도 좋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 이우환 작품 논란도 생기고, 조영남 대작 사건도 나오는 거다. 가장 중요한 건 작가의 양심이다. ‘무자기(毋自欺)’라고 했다.(그는 또 종이에 한자 毋自欺를 그리듯이 썼다.) 자기를 기만하지 말라, 이게 가장 중요하다.”

―조영남 씨는 팝아트에서 조수를 쓰는 건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는데.

“역시 양심의 문제다. 명성을 무기로 재주가 있다는 걸 과시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림을 사줬다. ‘돈 좀 벌자’는 욕심으로 조수를 시킨 것이다. 화가에게 대신 그리게 하고 한 점에 10만 원을 줬다고 들었다. 17점 그리게 해서 두 점 깎고 모두 150만 원을 줬다는데, 아주 치사하다.”

―조영남 씨가 화가로서 재주가 있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인지.

“(쓴웃음을 지으며) 여기 우리 세 명 모두 화가다.(인터뷰에 동참한 박동미 기자를 가리키며) 누구나 화가의 후예다. 구석기 시대에 언어와 문자가 없어서 그림으로 소통하지 않았나.”

민 화백의 우회적 답변은 조 씨의 그림 재능 자체를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들렸다. 작품성보다 지명도 때문에 그림이 고평가 받았다고 느끼는 듯했다.

―정부가 위작 근절을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미술품유통업 허가 등록제를 한다는데.

“어려운 이야기다. 외국에선 화랑이 어떤 작가의 것을 저렴하게 샀는데, 그게 확 올랐으면 작가에게 ‘당신 덕에 돈을 벌었다’며 얼마를 돌려준다고 한다. 이게 바로 양심이라고 하는 건데, 우린 그게 없다. 이런 환경에서 정부까지 규제에 나서는 건 작가를 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