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일>“대안우파는 극우주의일 뿐… 대중 현혹시키면 안돼”

AP, 기사작성 가이드 제시
“선전용어… 명확히 서술해야”
백악관 수석고문 ‘배넌’ 경계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극단주의 세력 ‘대안 우파(Alt-Right)’의 성장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AP 통신이 내부 지침을 통해 대안 우파가 극우주의임을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AP 통신의 기사 작성 가이드라인을 총괄하는 존 다니주스키 부사장이 지난달 기자들에게 “대안 우파 관련 기사를 작성할 때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다니주스키 부사장은 대안 우파에 대해 “특정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을 모호하게 표현해 더 많은 사람에게 수용될 수 있게 하려고 활용했던 선전용 단어”라며 “과거에 이런 신념은 인종주의, 네오나치즘, 백인우월주의 등으로 불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사를 써야 한다며 “이런 집단들이 자신을 스스로 정의하고 이름 붙이도록 언론의 역할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집단의 행동, 소속, 역사, 시각 등을 정확히 서술함으로써 이들의 실질적 신념과 철학, 나아가 타인의 눈에 비치는 모습을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밝혔다.

대안 우파는 극우주의, 인종차별주의, 남성우월주의, 국수주의, 반동성애·반이민·반유대주의 등을 주요 기조로 한다. 미국에서 대안 우파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2008년으로 보수 철학자인 폴 고트프리드가 강연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안 우파는 젊은 백인 남성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대안 우파라는 큰 틀 안에서도 자유주의자에서부터 기독교 신자, 전통적 보수주의자, 신나치주의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안 우파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트럼프가 극우성향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의 창립자인 스티브 배넌을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으로 임명하면서부터다. 이 자리는 트럼프의 국내 정책은 물론 세계 전략의 방향을 짜는 중요한 직책으로, 조지 W 부시 정권의 칼 로브나 버락 오바마 정권의 존 포데스타가 맡은 역할이다.

이 같은 중책을 대안 우파와 관련된 브레이트바트 출신의 배넌이 맡자 미 언론들은 인종적으로 무차별적인 발언과 노골적인 백인 인종주의 요소로 가득 찬 극보수주의가 백악관에 심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