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운명의 날’>국회 인근 贊反 집회 동시 열려… 全지역 차벽 설치

경찰 1만800명 배치 경비강화
野3당, 1박2일 철야농성 벌여
與는 계파별로 대책논의 분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실시되는 9일 오전 국회에서는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의원들이 공식, 비공식 모임을 하고 대책을 숙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회 주변에는 평소보다 많은 1만800명의 경찰이 투입돼 경비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해외 출장에 나섰던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등은 표결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새벽 귀국했다.

새누리당 탄핵 찬성파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하고 탄핵 표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우리는 탄핵안 표결에 동참해 반드시 가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는 이날 공식적인 모임을 하지는 않았지만 국회 의원회관 내 일부 의원실에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하거나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병행했다.

8일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총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국회에서 1박2일 철야농성을 벌인 야 3당은 이날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의 개별 의원 회유 및 탄핵 반대 강요 의혹을 규탄하며 압도적 가결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밤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심야 의총을 연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최고위원회의 외에 ‘100시간 팟캐스트’ 등을 이어가며 탄핵 의지를 다졌다. 추미애 대표는 회의에서 “국회가 국민 뜻을 존중해 탄핵으로 조속히 마무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난국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한 혼란과 위기 발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 동참을 호소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에 따르면 탄핵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들에게 노골적인 겁박과 회유를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돌발 상황 발생에 대비, 국회 주변에 전날 75개 중대 6000명이던 경찰을 이날 135개 중대 1만800명 배치하고 국회 외곽 출입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 차벽을 설치했다. 국회도 본관, 의원회관, 도서관 등 국회 내 건물에 대한 경비를 강화, 각 건물 출입구에 방호원을 각 1명씩 추가 배치하고 예약을 하지 않은 방문객의 국회 내 건물 출입을 불허했다. 이날 국회 주변에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비롯, 한국노총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탄핵 촉구 집회 등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신선종·유민환 기자 hanuli@munhwa.com